LG의 고우석 '무한 배려', 마지막 순간까지 지원 아끼지 않았다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지수 기자) 메이저리그 무대 데뷔를 앞둔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성공적인 빅리그 안착을 위해 친정팀 LG 트윈스는 모든 편의를 아끼지 않았다. 대승적으로 선수의 앞길을 터준 것은 물론 고우석이 순조롭게 몸을 만들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 사격을 했다.
고우석은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DL 196 항공편으로 시애틀에 도착한 뒤 애리조나로 다시 이동, 샌디에이고 구단에 합류해 스프링 트레이닝 합류를 준비할 계획이다.
고우석은 "생각보다 비자 발급이 지연돼서 (샌디에이고) 합류도 늦어질까 봐 걱정도 했는데 다행히 팀에서 도움을 많이 주셔서 제 시간에 떠나게 됐다"며 "빅리그에 도전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많이 부족한 걸 알고 있다.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을 목표로 개막부터 시즌 끝까지 건강하게 1년을 보내는 것만 목표로 두고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고우석은 지난 1월 4일 샌디에이고와 2년 총액 450만 달러(약 60억원)의 계약에 합의했다. 2024년과 2025년 연봉은 각각 175만 달러, 225만 달러로 고우석과 샌디에이고 구단의 상호 동의로 옵션 실행 시 고우석은 2026년 연봉 300만 달러를 받는다.
옵션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고우석은 바이아웃 금액 50만 달러를 수령한다. 2024~2026년 인센티브 금액까지 포함하면 최대 94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고우석은 친정팀 LG의 배려 속에 차근차근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준비할 수 있었다. LG는 고우석이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2군 훈련장에서 순조롭게 몸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고우석은 "출국 전까지 LG 2군 훈련장에서 운동할 수 있게 해주셨다. 경헌호 투수코치님, 서용빈 퓨처스팀 감독님, LG 트레이너 코치님들께서 너무 잘 챙겨주셨다"며 "LG 구단 배려로 몸을 잘 만들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거 고우석의 탄생은 LG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당초 고우석의 포스팅 계약 규모가 구단이 설정한 최소 금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허락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미국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NPB)에 진출할 경우 3개국 사무국이 맺은 협약에 따라 신분조회 요청을 거쳐야만 해외 구단들과 공식적으로 접촉할 수 있다. 구단의 동의를 얻어 포스팅을 진행하거나 FA(자유계약) 권리를 행사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고우석은 2017년 데뷔한 이후 FA 자격 취득에 필요한 등록일수(1년 145일)를 7년 연속 채웠다. 2017 시즌의 경우 100일 밖에 1군에 머무르지 못했지만 2019 WBSC 프리미어12, 2021년 도쿄 올림픽,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가대표 소집에 따른 1군 등록일수 보상에 따라 해외 진출 자격을 갖췄다.
고우석은 2024 시즌에도 LG의 뒷문을 책임져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뜻밖의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 의사를 밝혔다. 스토브리그의 문을 연 지난해 11월 1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키움 히어로즈 소속 외야수 이정후와 고우석의 신분조회를 요청하면서 LG는 고민에 빠졌다.
LG는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존중해 포스팅을 허락했다. 구본능 LG 야구단 구단주 대행에게 고우석의 포스팅 관련 내용을 보고 받은 이후 지속적으로 고우석에게 힘을 실어줬다.
LG 입장에서는 팀의 핵심인 고우석의 해외 진출을 허락하는 게 내키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구단 고위층의 지원 속에 순조롭게 상황이 흘러갔다. 구본능 구단주가 고우석이 원한다면 이적료 등 조건을 따지지 말고 보내주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일사천리로 계약이 진행됐다.
LG 구단은 고우석의 샌디에이고 이적으로 90만 달러(약 11억원)를 받게 됐다. 마운드의 기둥을 해외로 떠나보내기에는 턱 없이 적은 액수였지만 선수의 앞길을 터줬다.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이적할 경우 발생하는 이적료는 메이저리그 구단과 선수가 맺는 보장 계약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계약 규모가 2500만 달러 이하라면 이적료는 계약 금액의 20%다. 2500만∼5000만 달러 구간이라면 이적료는 2500만 달러를 초과하는 액수의 17.5%, 이 구간 기준점인 2500만1 달러의 20%인 500만 달러를 합친 액수가 된다.
계약 규모 5000만 달러를 넘으면 이적료는 5000만 달러 초과액의 15%와 5000만 달러를 다시 두 구간으로 나눠 첫 2500만 달러의 20%인 500만달러, 나머지 2500만 달러의 17.5%인 437만 5000달러 등 세 가지를 다 더한 액수다.
고우석도 샌디에이고와 계약 확정 후 거듭 LG 구단에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LG는 고우석이 메이저리거로 첫발을 떼기 전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고우석은 이제 메이저리그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일만 남겨두게 됐다. 이달 중순부터 시작되는 샌디에이고의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 팀 내부 경쟁을 이겨내고 개막전 엔트리 진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던 좌완 마쓰이 유키를 영입했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마쓰이 유키가 샌디에이고의 클로저 보직을 맡고 고우석이 7~8회 셋업맨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고우석은 "마무리 보직에 대한 경쟁은 생각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게 첫 번째 목표는 아니다"라며 "일단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어가는 게 내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어디에 가서 야구를 하더라도 성실한 사람을 가장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많은 분들의 응원에 감사하다. (팬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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