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하기까지 한 오타니 "신인처럼 행동하겠다…타격감은 100%"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7억 달러의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새 유니폼을 입고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겠다는 겸손한 포부를 밝혔다. 다음달 20일 2024 시즌 정규리그 개막전에 맞춰 컨디션을 10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0일 LA 다저스가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에서 진행한 스프링캠프 훈련 풍경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LA 다저스는 이날 투수, 포수, 재활군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오타니 쇼헤이도 다저스를 상징하는 파란색 훈련복을 입고 동료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오타니는 MLB닷컴, 일본 매체 '닛칸 스포츠' 등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팀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신인처럼 행동하겠다"며 "나는 다저스에서 신인 선수와 같다. 팀 동료들, 새 환경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타니는 2023 시즌 종료 후 커리어 첫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했다. 예상대로 FA 권리를 행사했고 LA 에인절스를 떠나 LA 다저스로 이적을 선택했다. 수많은 빅마켓(Big Market) 구단들이 오타니에게 구애를 펼쳤던 가운데 오타니의 마음을 얻은 건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오타니를 품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감행했다. 무려 계약기간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362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오타니에게 베팅했다.
오타니가 받게된 7억 달러는 전 소속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이 LA 에인절스와 맺은 계약기간 12년 4억 2650만 달러(약 5630억 원)는 물론 미국 프로풋볼(NFL)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캔자스시티 치프스)의 북미 프로스포츠 최고 몸값 10년 4억 5000만 달러(약 5940억 원)까지 제쳤다.
오타니의 계약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보다 규모가 컸다. 메시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 소속이었을 당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받았던 6억 7400만 달러(약 8897억 원)까지 뛰어넘었다.
LA 다저스가 7억 달러를 투자한 이유는 명확하다. 오타니는 긴 설명이 필요 없는 메이저리그의 아이콘이다. 2018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즈를 떠나 LA 에인절스와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입성한 뒤 투타 겸업으로 '이도류' 신드롬을 일으켰다.
오타니는 2021 시즌부터 메이저리그를 평정했다. 타자로 158경기 537타수 138안타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OPS 0.964, 투수로 23경기에 선발등판 130⅓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오타니에게 한계란 없었다. 2022년에는 타자로 157경기 586타수 160안타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 OPS 0.875, 투수로 28경기 선발등판 166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의 야구 만화에서나 볼법한 스탯을 찍었다.
오타니는 2023 시즌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다시 썼다. 베이브 루스도 해내지 못했던 두 시즌 연속 10승-10홈런, 단일시즌 10승-40홈런의 위업을 달성했다. 투수로 23경기 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타자로 135경기 497타수 151안타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OPS 1.066라는 괴력을 선보였다.
다만 오타니 역시 사람이었다. 2023 시즌 막판 팔꿈치 부상으로 커리어 두 번째 토미존 서저리 수술을 받았다. 이 때문에 2024 시즌에는 투타 겸업 없이 타격에만 전념해야 한다.
2024 시즌을 준비 중인 오타니의 행보는 하나하나가 미디어와 팬들에게 대형 이슈다. 오타니는 일단 6년간 뛰었던 LA 에인절스를 떠나 LA 다저스에 새 둥지를 틀게 된 만큼 새 소속팀에 빠르게 녹아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타니는 "(LA 다저스) 구단 관계자들에게 내가 먼저 다가가 인사하고 있다. 한 번의 만남에서 모두를 기억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혹시 내가 앞선 인사를 기억하지 못해 두 번째로 인사하더라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받은 팔꿈치 수술의 재활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는 점도 밝혔다. 이미 2018년 10월 같은 수술을 받은 뒤 이듬해 성공적으로 시즌을 치렀던 경험이 있는 만큼 올해도 활약을 자신했다.
오타니는 "타자로 시즌을 준비하면서 투수로서 재활을 동시에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과정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 더 편하게 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타격 훈련의 경우 100%에 가깝게 진행되고 있다. 투수의 공을 치는 단계까지 왔다"며 오는 3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공식 개막전 출격을 예고했다.
오타니는 앞서 지난 4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다저스 팬 페스티벌에 참여해 "개막전 출전을 확신한다"고 공언한 바 있다.
오타니는 다저스와 입단식을 마친 직후부터 일찌감치 2024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달 초 LA다저스 소식을 다루는 '다저스 네이션(Dodgers Nations)'은 "오타니는 새 계약서에 잉크가 마르고 나서 다저스타디움에 (훈련하기 위해) 전화했다"는 익살스러운 표현과 함께 "오타니가 다저스타디움에서 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남자는 한 번이라도 휴식을 취할까?"라고 전하며 오타니를 치켜세웠다.
LA 다저스 내야수 개빈 럭스는 미국 현지 방송 '스포츠넷 LA'에 출연해 "오타니와 1개월 정도 함께 운동했는데 정말 재미있다"며 "오타니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재활 훈련을 하고 있는데 모든 일에 집중한다. 보통 사람과 다르다. 체격도 매우 크고 다저스에서 가장 점프력이 좋은 선수다"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다저스는 오는 3월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MLB World Tour Seoul Series 2024 Presented By Coupang Play) 2연전을 치른다.
샌디에이고에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 김하성을 비롯해 최근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 진출에 성공한 우완 파이어볼러 고우석도 있어 한국 야구팬들의 관심이 높다.
LA 다저스는 3월 20~2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4 시즌 공식 개막전에 앞서 KBO리그 팀들과도 게임을 치른다. 3월 17일 키움 히어로즈, 3월 18일에는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는 '팀 코리아'와 격돌한다.
한국 야구팬들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들을 눈앞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특히 다저스가 자랑하는 '핵타선'이 고척스카이돔에서 어떤 화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LA 다저스는 지난해 팀 홈런 249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2위를 기록했다. 39홈런을 쏘아 올린 무키 베츠, 36홈런의 맥스 먼시, 33홈런의 J.D. 마르티네즈, 29홈런의 프레디 프리먼 등 기존 거포 자원들에 오타니 쇼헤이까지 가세했다.
다저스는 오타니에 만족하지 않고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까지 추가로 영입했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는 2023 시즌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26홈런, 93타점을 기록한 슬러거다.
샌디에이고 내야의 핵심 김하성의 고척 귀환도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하성은 2014년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데뷔한 뒤 2020년까지 활약했다.
김하성은 키움이 2016 시즌부터 홈 구장을 목동야구장에서 고척스카이돔으로 이전함에 따라 메이저리그 진출 전까지 고척스카이돔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다.
김하성은 키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2022 시즌 친정팀을 응원하기 위해 고척스카이돔을 찾기도 했지만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김하성이 가장 최근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식 경기를 소화한 건 지난 2020년 10월 18일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경기였다.
고우석은 빅리그 공식 데뷔 게임을 자신에게 익숙한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를 가능성이 높다. 고우석은 2017년 LG 트윈스에 입단해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고우석은 2023 시즌 6월 7일 키움과의 원정 경기가 가장 최근 고척스카이돔 마운드에 올라 투구한 게임이었다.
사진=A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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