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작은 많은데… 자취 감춘 설 대작 영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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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만명.
설 연휴를 노리고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소풍'(감독 김용균)의 손익분기점이다.
지난해 설 연휴 개봉작들의 손익분기점이 350만명대인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2월 설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 황정민·현빈 주연 '교섭'(감독 임순례)은 제작비 150억원을 들여 손익분기점만 350만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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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만명. 설 연휴를 노리고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소풍’(감독 김용균)의 손익분기점이다. 같은 날 관객과 만난 한국영화는 총 세 편. 이 중 가장 제작비가 많이 투입된 ‘도그 데이즈’(감독 김덕민)는 순익분기점이 약 200만명, 그다음인 ‘데드맨’(감독 하준원)은 약 180만명이다. 지난해 설 연휴 개봉작들의 손익분기점이 350만명대인 것과 대조적이다.
연휴 영화가 달라졌다. 그동안 명절 연휴는 여름·겨울 방학 등과 더불어 전통적인 성수기로 통했다. 블록버스터로 불리는 대형영화들이 포진되던 자리였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지난해 대목이던 시기에 개봉한 작품이 아쉬운 성적을 거둔 게 결정적인 이유로 거론된다.
지난해 2월 설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 황정민·현빈 주연 ‘교섭’(감독 임순례)은 제작비 150억원을 들여 손익분기점만 350만명에 달했다. 같은 시기 관객과 만난 ‘유령’(감독 이해영) 역시 제작비 137억원, 손익분기점 355만명이었다. 이들 작품은 각각 최종 성적 172만명, 66만명에 그쳤다.
여름 시장 특수를 노린 4대 배급사의 주요작(텐트폴) 역시 아쉽긴 마찬가지였다. 손익분기를 달성하며 체면치레를 한 ‘밀수’(감독 류승완·손익분기점 400만명·최종 관객 514만명),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380만명·384만명)와 달리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과 ‘더 문’(감독 김용화)은 각각 손익분기점인 600만명, 640만명에 턱없이 모자란 105만명, 51만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추석 연휴를 겨냥한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식)과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 ‘거미집’(감독 김지운)은 모두 손익분기점을 달성하지 못했다.
영화계에서는 “더 이상 개봉 시기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지난해 흥행한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와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은 비성수기로 꼽히는 5월, 11월에 개봉했으나 1000만 관객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여름과 추석 시장을 빗겨 개봉한 중견급 영화 ‘달짝지근해: 7510’(감독 이한)과 ‘잠’(감독 유재선), ‘30일’(감독 남대중) 역시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팬데믹을 거쳐 관객의 관람 행태가 달라진 만큼, 업계에서도 이 같은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는 모양새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요즘 관객에게는 개봉 시점과 출연 배우, 영화 규모가 절대적인 선택 기준이 아니다”고 했다. 과거에는 개봉일에 관객이 몰려 개봉 1주 차에 성패가 결정됐다면, 이젠 2·3주 차까지 지나 봐야 향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입소문이 주효해져서다. ‘서울의 봄’ 역시 입소문이 퍼지며 1주 차 주말 관객(2023년 11월24~26일, 149만4226명)보다 2주 차 주말 관객(12월1~3일, 170만2134명)이 13.9% 늘어났다. 관계자는 “예전에는 개봉 당일에 영화를 보는 게 유행 민감도를 보여주는 기준이었으나, 지금은 여유를 갖고 작품을 탐색하는 게 새로운 관람문화로 자리 잡았다”면서 “비수기 개봉작이어도 영화의 질이 좋다면 관객은 극장을 찾는다”고 했다.
이번 설 연휴에 비교적 작은 영화들이 대거 포진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배급사가 주력하는 기대작이 성수기를 고집하지 않자, 상대적으로 작은 영화가 관람객의 절대량이 많아지는 성수기를 찾는 쪽으로 개봉 양상이 달라졌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는 작은 작품이 대작을 피하다 보니 성수기에 영화를 걸 수 없었다”면서 “이번 설 연휴가 새로운 개봉 패턴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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