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AI폰' 갤S24 뜻밖 복병…한국이 제일 싼 거 맞아?
삼성전자의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가 지난달 31일 국내 정식 출시됐다. 실시간 외국어 통역과 화면에 원을 그리면 바로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서클 투 서치’ 같은, 중장년층도 쉽게 쓸 수 있는 간단한 AI 기능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초반 흥행에 뜻밖의 변수가 나타났다. 가격 차별 논란이다. 삼성이 도입한 중고폰 보상제도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이 국가별 보상 금액이 제각각이라는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기존에 사용하던 갤럭시 중고 폰을 반납하면 그 중고 폰 가격에 최대 15만원(한국기준)을 추가로 더해 돌려주는데, 국가마다 추가 보상 가능한 모델이 다르고, 같은 구형 갤럭시를 내도 돌려 받는 금액에 차이가 있다는 게 논란의 요지다.
현재 삼성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트레이드 인(trade in)’이라는 이름으로 구매 단계에서 중고폰 반납시 할인가를 적용하고 있다.
국회로 논란 번졌지만, 진실은
중고 폰 보상 문제는 국회까지 번졌다. 지난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갤럭시Z플립4 512GB의 ‘A급’ 중고폰을 반납하고 갤럭시S24를 구매하면 한국에서는 최대 보상가격이 42만원, 256GB 모델의 최대 보상액은 39만원”이라며 “반면 미국에서는 같은 조건일 경우 보상금액이 600달러(약 80만원)로 한국의 2배 가량이었으며, 저장 용량이 달라도 보상액은 같았다”고 말했다.
변 의원은 이어서 “삼성이 북미 시장에서만 별도로 할인 정책을 운영하는 것은 한국인 대상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미국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라 비판했다. 이른바 ‘내수차별’이란 주장이다.
삼성 “오해...한국이 제일 싸다”
다만 삼성 측은 여기에 ‘닷컴 즉시 할인’(최대 2%)과 제휴카드할인(최대 10만원) 등이 더해지면 약 117만 원대에 갤럭시S24 울트라 256GB를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같은 조건으로 미국에서 같은 모델을 사려면 출고가 1299달러(약 172만원)에서 중고보상으로 최대 450달러(약 60만원) 할인 적용 받아, 실구매가는 126만 원대(부가세 10% 포함)라는 게 삼성의 설명. 카드 할인까지 적용한다는 가정 하에 한국이 9만원 안팎 저렴하다는 것이다.
확인해보니...‘미국 프로모션가’였다
그렇다면 왜 양측이 설명하는 실구매가가 달랐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한미 양국 가격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보상 가격 600달러(갤럭시 Z플립4 512GB 기준)’가 현재 존재하지 않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 내 사전판매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적용된 프로모션이었고 2월부터는 미국에서도 중고 폰 보상은 450달러(갤럭시 Z플립4)까지만 적용됐다. 또 사전판매 기간 동안에는 국내에서도 추가 할인 및 혜택이 제공됐다.
한국·미국, 세계서 가장 저렴한 편
최신 모델에서는 중고 폰 보상에 거의 차이가 없었지만 대체로 구형 모델로 갈수록 미국의 보상액이 한국보다 높아졌다. 삼성닷컴 기준 국내보다 미국에서 훨씬 다양한 기종에 보상 판매를 지원한다는 지적도 대체로 사실이었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삼성의 고육지책일 것”이라면서도 “미국에서는 애플조차 파격적인 조건으로 보상 판매 제도를 앞세워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갤럭시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전 세계 주요 지역을 비교해볼 때, 한국·미국은 출고가가 가장 저렴한 지역에 속했다. 갤럭시S24 울트라 256GB 모델의 경우 한국에선 169만8400원, 미국에선 1299달러(약 172만원)이었지만, 독일에서는 같은 기기가 1449유로(약 207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중고폰 보상 금액 역시 유럽은 한국과 미국의 80% 수준에 그쳤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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