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사람도 지친다... 엄마에게 정신 차리라고 한 오은영

김종성 2024. 2. 1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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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김종성 기자]

9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는 지난 주 금쪽이네의 '예고된' 재방문으로 꾸려졌다. '선택적 함구증' 금쪽이의 문제는 쉽사리 해결될 것 같지 않았고, 그런 금쪽이를 위해 무엇이든 대신해주는 부모는 훈육 방식에 있어 첨예한 갈등을 보였기에 솔루션은 쉽지 않아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부부는 서로 훈육 방식이 맞지 않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과연 솔루션은 어떻게 진행됐을까. 

솔루션의 첫 단계
 
 채널 A <금쪽같은 내새끼> 관련 이미지.
ⓒ 채널A
 
솔루션의 첫 단계는 스스로 계획표 세우기였다. 주체적인 생활 습관을 만들기 위한 시작을 금쪽이는 온몸으로 거부했다. 엄마는 부탁 모드에 들어갔고, 금쪽이는 1시간 만에 겨우 몸을 움직였다. 아빠는 그런 모습을 못마땅해 했다. 금쪽이는 계획표를 짜는 데 협조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침묵했다. 속에서 천불이 날 지경이었다. 

어렵게 계획을 정했지만, 정작 다음 날 금쪽이는 스스로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부모가 함께 깨울 수밖에 없었는데, 그 과정에서 엄마는 괜히 아빠에게 화살을 돌리며 타박했다. 앞으로 벌어질 극심한 갈등을 암시하는 듯했다. 엄마는 늘 그래왔듯 금쪽이를 어르고 달래 겨우 일으켜 세웠다. 무려 1시간 만에 기상에 성공(?)한 것이다. 보는 사람이 다 지칠 지경이었다. 

"금쪽이는 자기 고집에 의해서만 움직여요. 본인의 고집으로 세워놓은 방향과 맞지 않는 건 전부 저항하고 거절해요." (오은영)

금쪽이가 계획을 지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은영은 '고집' 탓이라고 봤다. 그리고 지금처럼 지나친 고집을 계속 부리면 꺾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후에도 금쪽이는 계속 고집을 부렸다. 스스로 씻기를 거부해 아빠와 실랑이를 벌였다. 참다 못해 폭발한 아빠가 언성을 높이자 그제야 욕실로 향했다. 샤워 후에는 속옷을 달라고 난리를 부리고 짜증을 냈다. 역시 아빠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금쪽같은 내새끼'에서 늘상 강조하는 건 '훈육'이다. 훈육이란 옳고 그름을 알려주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가르치는 과정이다. 오은영은 아빠의 훈육에 70점을 줬다. 부족한 건 감정 상태였는데, 화를 내는 건 훈육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가 화난 감정을 표출하면 아이들이 말을 듣긴 하지만, 그건 단지 무섭기 때문이다. 고집 센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훈육이 아니라 굴복일 뿐이다. 

이후에도 답답한 상황은 지속됐다. 스스로 바지를 입게 하려는 아빠와 어르고 달래서 입히려는 엄마의 의견 차이 때문이다. 인내의 끝에 도달한 아빠는 욕설과 함께 감정이 폭발했다. 한없이 다정한 엄마는 눈물까지 보이며 금쪽이에게 애걸복걸했다. 자신이 잘못한 거라며 사과하기까지 했다. 기상부터 옷입기까지 무려 3시간 30분이 걸렸다. 이럴 일인가 싶었다. 

금쪽이의 고집은 그 뒤로도 이어졌는데, 식사를 거부하고 식탁에 고개를 푹 숙인 채 있었다. 언제까지 고집을 부리려는 걸까. 끝내 밥을 먹지 않고 말없이 침대로 직행했다. 아빠도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엄마는 그런 아빠가 못마땅해 툴툴댔다. 결국 부부 싸움으로 번지고 말았고, 엄마는 막말을 쏟아냈다. 금쪽이는 방에서 다툼에 귀를 기울였다. 어떤 생각일까. 

훈육의 진정한 목적
 
 채널 A <금쪽같은 내새끼> 관련 이미지.
ⓒ 채널A
 
심각한 표정의 오은영은 훈육의 목적을 상기시켰다. 훈육은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아이 때문에 하는 것이다. 엄마는 훈육을 해야 할 상황에도 설명을 하고 있었고, 금쪽이를 마냥 불쌍하게 여겼다. 오은영은 '사랑하는 부모이기에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훈육의 기본은 단호함과 따뜻함이라며, 분명하게 말하되 태도는 부드러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금쪽이의 훈육을 어렵게 하는 근본적인 요소는 '부부 갈등'으로 보였다. 등산 미션에서도 엄마는 털썩 주저앉은 금쪽이를 두둔했고, 먼저 포기를 선언해버렸다. 부부의 의견 차이에 아이들은 엄마를 따라 하산했다. 또, 엄마는 아빠와 제작진 몰래 금쪽이에게 야식을 전달했다. 식탁에서 밥을 안 먹으면 안 주기로 한 약속을 일방적으로 깬 것이다. 이대로는 솔루션이 불가능했다. 

"이건 친절한 협박입니다." (오은영) 

한편, 금쪽이를 대하는 엄마의 태도에 또 다른 문제점이 발견됐다. 금쪽이가 계단 오르기 운동을 거부하자, 애걸복걸하며 눈물을 흘리더니 불안을 자극하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집에서 나가라고 으름장을 놓더니 "보육원 갈래, 아빠랑만 살래, 계단 오를래?"라며 선택을 강요했다. 결국 금쪽이의 대답을 얻어냈지만, 그건 큰소리를 내는 아빠와 마찬가지로 강압적인 방식이었다. 

아빠와 블록 놀이를 하던 금쪽이는 뭔가 조립이 잘못되자 짜증을 벌컥 내더니 블록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중립적인 상황에서 별 거 아닌 일로 심하게 화를 내는 금쪽이에게 단호한 훈육이 필요해 보였다. 이에 아빠가 나섰는데, 금쪽이는 눈빛으로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어김없이 엄마가 개입했고, 삽시간에 부부싸움이 벌어졌다. 훈육은 또 다시 실패하고 말았다. 

오은영은 '선택적 함구증'은 응급 상황이기에 부부 사이는 잠시 제쳐두고 아이를 최우선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엄마는 금쪽이와 아빠의 관계나 대화를 본인에게 대입시켜 균형을 잡지 못했다. '투사적 동일시'를 해온 것이다. 금쪽이를 자신처럼 느끼며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 것, 그것이 부모로서 중립적인 지도력을 갖추지 못했던 이유였다. 변화가 시급했다. 

금쪽이는 아빠 엄마가 자신 때문에 다툰다고 생각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 갈등 상황에서 얼마나 불안했을까. 오은영은 아이들은 부모가 편안하면 세상도 편안하게 배우는 법이라며, 부모가 불안을 견뎌내도록 가르쳐주면 어려운 세상을 헤쳐나가는 방법을 자연스레 배운다고 설명했다. 가정이 해체될 수도 있다는 불안이 있었을 금쪽이를 위해 부부 관계 개선이 필수였다. 

금쪽 처방은 '패밀리가 떴다'였다. 금쪽이만을 위한 처방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변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은영은 아이들과 솔직한 대화를 나눌 것을 조언했다. 부부 사이의 갈등을 인정하되 꾸준히 노력해 나갈 거라는 얘기를 통해 변화의 단초를 마련하라는 뜻이었다. 부부는 극과 극의 훈육관을 맞춰나갔다. 엄마는 '개입 금지'를, 아빠는 부드럽게 말하기'를 약속했다. 

드디어 솔루션의 효과를 확인할 시간이 됐다. 식사 시간, 질문에 답해야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했는데, 아빠가 휴대전화 사용을 저지하자 심통이 난 금쪽이는 대뜸 누워버렸다. 또 다시 고집을 부려 1시간 넘게 대치 국면이 펼쳐졌다. 아빠는 화를 내지 않고 명확하게 지시했다. 금쪽이는 엄마에게 눈빛으로 신호를 보냈지만, 엄마도 단호한 태도로 임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훈육 방식을 맞춰나갔다. 

합심으로 만든 변화의 첫걸음이었다. 금쪽이네는 모처럼 기분 좋게 식사를 끝냈고, 서로를 인정하며 다독여줬다. 컴퓨터는 탁 트인 거실로 옮겼고, 엄마는 게임을 매개로 대화를 유도했다. 좋아하는 취미로 공감한 결과, 금쪽이의 표정과 목소리에 자신감이 쌓였다. 또, 6회 출연했던 '선택적 함구증' 금쪽이와 멘토링도 진행했다. 금쪽이는 밖에서 친구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금쪽같은 내새끼'를 몇 년 동안 시청하면서 수많은 금쪽이들을 봤지만, 그때마다 느끼는 점은 문제의 본질이 '금쪽이'가 아니라 '부부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갈등이 있는 부부 사이에서 자란 아이는 불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좋은 부부가 되는 게 우선이다. 세상을 향해 나아갈 채비를 마친 금쪽이를 위해 응원을 보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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