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계선수권 다이빙 '동메달 쾌거' 김수지 "'직관' 부모님 응원 큰 힘…이번 메달 더 특별"

권동환 기자 2024. 2. 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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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부모님 응원 소리에 정말 많은 힘을 얻어요. 항상 이렇게 따라와 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죠."

김수지가 연기할 때마다 장내 전광판에 나오는 이들이 있었다. 바로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였다. 부모님의 응원 소리를 들으며 연기를 해나간 그는 5년 만의 세계수영선수권 메달이자, 올림픽 종목 첫 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 다이빙 간판 김수지(25·울산광역시청)가 설날에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수지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1~5차 시기 합계 311.25점을 얻어 12명 중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따냈다.

깜짝 메달이다.

김수지는 지난 2019년 광주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1m 스프링보드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다이빙에 세계수영선수권 첫 메달을 안긴 주인공이다. 다만 1m 스프링보드는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었는데 이번엔 올림픽 정식 종목인 3m 스프링보드에서도 자신의 경쟁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며 동메달을 손에 쥐었다.

이날 그의 목표는 결승 자격이 주어지는 12명 안에 들어 오는 7월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쥐는 것이었다.

그런데 준결승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하는 좋은 성적으로 메달 가능성을 알리더니 결승에서 사고를 쳤다. 그의 앞엔 다이빙 세계 최강 중국 선수 둘 뿐이었다.

이날 그의 메달은 2022년 부다페스트(16위), 2023년 후쿠오카(16위)에서 연달아 결승 무대에 서지 못한 뒤 이뤄낸 거라 더욱 값지고 소중한 메달이자 추억이 됐다.

소중한 동메달을 목에 걸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단독으로 만난 김수지는 "(2019년)1m 스프링보드에서 메달을 땄을 땐 아직 내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을 때고,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도 몰라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했다"며 "이번에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결승 진출에 메달까지 따게 되니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거 같다"고 5년 전 메달과의 차이점을 소개했다.

예선에서 15위를 하다가 준결승, 결승에서 연거푸 3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선 "예선에선 1, 2라운드 때 실수가 있었다"며 "준결승에선 '적어도 아쉬운 게임은 하지 말자'라고 생각을 하면서 시합을 했다"고 멘털 다잡은 것이 대반전 드라마를 쓴 이유였음을 설명했다.

현장에서 '직관'하는 부모님에 대해선 "날 외치는 소리가 힘이 된다"며 한 없는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수지는 이제 또 하나의 메달을 조준한다. 10일 오후 7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혼성 싱크로나이즈드 3m 스프링보드 종목에서 이재경과 함께 출전한다. 비록 올림픽 정식 종목은 아니지만 김수지-이재경 조는 지난해 7월 일본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중국과 호주, 이탈리아에 이어 4위를 차지해 한국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기에 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다.

또 하나의 메달을 기대해도 좋은지 묻는 질문에 김수지는 웃으며 "선생님들은 기대를 하고 계신 것 같다. 이벤트 경기니까 즐겁게 하고, 재미있게 잘 하다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부담 없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음은 김수지의 일문일답.

-오늘 메달을 획득했는데 커리어 최고의 연기로 봐도 무방한가.

사실 오늘 뭔가 (귀신에)씌였던 거 같다.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대회 때 1m 스프링보드에서 3위에 올라 메달을 땄지만 당시엔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었다.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딴 메달은 느낌이 얼마나 다른가.

내가 1m 스프링보드에서 메달을 땄을 때 아직 내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을 때고,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도 몰라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결승 진출에 메달까지 따게 되니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거 같다.

-지난 두 번의 세계수영선수권 대회 때 아쉽게 결승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기에, 이번 메달은 더 특별했을 거 같다.

맞다. 작년에도 결승 진출이 목표였다. 이번에도 결승 진출이 목표였는데, 준결승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메달을 기대하긴 했지만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다.

-지난해 입은 무릎 부상이 심해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들었다.

왼쪽 무릎 연골이 조금 찢어져서 일상 생활에 조금 불편한 게 있지만 매일 하던 운동이라서 그런지 운동할 때는 안 아프다. 괜찮다.



-결승전을 치르면서 메달을 확신한 순간이 언제인가.

사실 5차 시기 끝날 때까지 긴장을 놓지 못했다. 그래서 계속 점수판을 보고 있었고, 순위가 뜨자마자 확신했다.

-매디슨 캐니(호주)와 사라 베이컨(미국)이 무섭게 추격하던데 경쟁 의식을 느꼈나.

난 시합할 때 다른 선수들이 하는 걸 보지 않는다. 그래서 온전히 내게만 집중했고, 선생님도 내게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시합이라고 생각되게 즐겁게 하라"고 말해 주셔서 더 즐겁게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입수가 굉장히 좋아졌고, 준결승에 비해 1~3라운드 점수가 높아졌다. 비결이 무엇인가.

사실 연습한 거에 비해 상당히 시합을 잘 뛴 거 같다. 그래서 뭔가 쉬운 거 같았고, 평소에 선생님이 콕콕 집어서 이것만 기억하라고 했던 게 많이 도움이 된 거 같다.

-3라운드 때 연기 난이도를 2.8에서 3.0으로 높인 게 승부수라고 봐도 되나.

내가 원래 1~2라운드가 조금 불안한 종목이었고, 3~5라운드는 편하게 하는 종목이다. 그런데 1, 2라운드가 조금 잘 흘러가서 좀 더 편하게 뛰었던 거 같다.



-오늘도 부모님이 응원하러 오셨다. 국제대회 때마다 자주 찾아 오시는데 큰 힘을 받고 있나.

응원하는 소리에 정말 많은 힘을 얻기도 한다. 항상 이렇게 따라와 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이번 대회에서 목표였던 올림픽 티켓을 얻었다. 예선에서 15위였지만 준결승에서 점수가 크게 올랐는데 원동력이 무엇인가.

예선에선 1, 2라운드 때 실수가 있었다. 그래서 그 실수를 생각을 하면서 '내가 왜 안 됐을까'란 생각을 했다. 준결승에선 '적어도 아쉬운 게임은 하지 말자'라고 생각을 하면서 시합을 했다. 그래서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 나가면 3번째 올림픽이다. 메달 욕심이 적지 않을 거 같은데.

항상 욕심은 부리지 않는 게 내 철칙이다. 그냥 '온전히 시합을 즐기자'가 내 좌우명이다.

-이재경 선수와 다이빙 혼성 싱크로 결승전이 남아 있다. 또 하나의 메달을 기대해 봐도 될까.

선생님들은 기대를 하고 계신 것 같다. 이벤트 경기니까 즐겁게 하고, 재미있게 잘 하다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사진=하마드 아쿠아틱 센터, 권동환 기자,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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