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 앞세운 MBC 파일럿 예능, 정규 편성 꿈 이룰까

김상화 2024. 2. 1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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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MBC 파일럿 예능 <송스틸러> - <뭐먹을랩>

[김상화 기자]

 
 MBC 파일럿 예능 '송스틸러', '뭐먹을랩'
ⓒ MBC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설-추석 연휴 기간, 지상파 3사가 특집부터 파일럿 예능까지 다양한 신규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 TV 앞으로 끌어 모으곤 했다. 하지만 OTT, 유튜브의 강세와 맞물려 더이상 새로운 콘텐츠를 화면으로 만나는 일 자체가 줄어들었다. 이렇다보니 연말 연예대상은 항상 그 프로그램, 그 인물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설 연휴를 전후해 MBC가 모처럼 과감하게 파일럿 프로그램을 2개나 선보이는 모험을 단행했다. 지난 7일 첫 방영된 <주간 입맛 연구소 뭐먹을랩>(이하 '뭐먹을랩')와 9일 1부를 내보낸 <송스틸러>가 그 주인공이다. 

공교롭게도 두 편의 파일럿 모두 MC 전현무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런데 이미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 등 2개의 MBC 예능에 고정 출연중인 전현무 혼자 1개 채널 최대 4개의 프로그램 진행이 가능할까?

원곡자의 노래를 뺏어라! '송스틸러'
 
 MBC '송스틸러'
ⓒ MBC
 
과거부터 음악 예능은 명절 파일럿으로 등장해 정규 편성까지 이어진 사례가 많았다. 이미 <복면가왕>이 장수 예능으로 정착한 MBC로선 <송스틸러>를 통해 또 하나의 음악 예능 안착을 기대하고 있다. <송스틸러>는 두 명의 가수가 상대방의 원곡을 리메이크해 자신의 버전으로 빼앗는 구성으로 1대1 대결, 듀엣 경합 등의 형식을 취한다.   

간판 MC 전현무, 듀엣 다비치 멤버이자 예능 첫 MC 도전에 나선 이해리가 호흡을 맞췄고 첫 회에는 선우정아-웬디(레드벨벳), 이홍기(FT아일랜드)-정용화(씨엔블루), 이무진-임정희가 각각 대결상대로 나서 상호 곡 쟁탈전을 펼쳤다.  

9일 방영된 첫회에선 선우정아와 웬디가 각각 'Psycho', '밤'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송 스틸'에 성공하는 등 1승 1패를 나눠가졌다. 반면 '사랑사랑사랑'으로 경합을 벌인 이홍기-정용화의 대결에서는 원곡 가수 이홍기가 승리를 거뒀고 임정희는 자신의 노래 '눈물이 안났어'로 승리를 지켜냈다. 12일에 방영될 2부에선 깜짝 초대손님 김범수가 등장해 색다른 경연을 펼칠 예정이다.   

본격 음식 토크 예능 '뭐먹을랩'
 
 MBC '뭐먹을랩'
ⓒ MBC
 
반면 지난 7일 첫 선을 보인 <뭐먹을랩>은 사람들의 관심거리 중 하나인 각종 음식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초대손님들이 난상 토론을 벌이는 토크 예능으로 꾸며졌다. 1회는 화제의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거 왜 먹지?' 코너와 주말에 뭘 먹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주말 메뉴 추천' 코너 등 2개로 꾸며졌다. 

제일 먼저 소개된 음식은 지난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색다른 유행을 선도했던 '탕후루'였다. 이를 놓고 각자의 견해를 들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가수 츄는 처음 접했을 땐 "이걸 왜 먹지?"라고 생각했다며 이후 여러 개를 배달 주문할 정도로 탕후루의 매려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반면 박상영 작가는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얼마나 많은데..."라면서 지나치게 단맛을 강조한 탕후루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두번째 코너 '주말 메뉴 추천'에선 전국민이 사랑하는 삼겹살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삼겹살 대중화의 기원부터 자신만이 아는 맛집, 맛있게 먹는 방법 등 음식에 대한 다양한 난상토론이 펼쳐졌다. <뭐먹을랩>은 음식과 관련한 최신 트렌드와 풍성한 이야기로 2회차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정규 편성 꿈 이룰 주인공은?
 
 MBC '송스틸러'
ⓒ MBC
 
<송스틸러>와 <뭐먹을랩>은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비교적 무난하게 출발했다.

<송스틸러>는 대한민국 실력파 가수들의 열창이 시청자들의 귀를 즐겁게 만들었다. 반면 토너먼트 방식의 서바이벌 음악 예능에 익숙한 시청자 입장에선 다소 파편화된 대결 구성으로 비칠 수 있겠다. 그저 "노래 잘한다" 이상의 것을 안겨주기엔 살짝 부족함이 엿보이기도 했다. 출연진의 빼어난 가창력 못잖게 이 프로그램에 집중하게 만들 수 있는 추가적인 장치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뭐먹을랩>은 과거 올리브 채널의 <수요미식회> 이후 모처럼 등장한 먹방+쿡방 없는 음식 예능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았다. <뭐먹을랩>은 초대손님들의 입담만으로도 입안 가득 군침을 돌게 만들었던 <수요미식회>와 닮은 듯 다른 형식을 취한다. 

두 파일럿 예능 모두 저마다의 강점이 존재했기에 향후 정규 편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런데 앞서 지적했듯이 공교롭게도 전현무가 진행을 맡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자 동시에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1명의 MC가 1개 방송국에서만 일주일 동안 무려 4편의 예능에 출연하는 건 아무리 다작 출연이 대세라곤 해도 무리에 가깝다. 반면 전현무 대신 다른 MC를 투입할 경우 파일럿 프로그램의 묘미를 살려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과연 정규 편성의 기회는 어느 예능이 잡을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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