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다시 마주하는 임동혁 "팬들 입장에서는 죽일 놈…무조건 인사드리겠다"

김희준 기자 2024. 2.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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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혁(서울이랜드). 김희준 기자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부천FC1995에서 제주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며 부천 팬들의 공분을 샀던 임동혁이 서울이랜드 소속으로 다시 부천과 마주한다.


지난 6일 제주도 서귀포시 빠레브호텔에서 2024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이 열렸다. 올겨울 김도균 감독을 선임해 창단 10주년을 맞아 승격하기를 바라는 이랜드는 태국 방콕에서 1차 전지훈련을 마친 뒤 제주에서 2차 전지훈련을 이어간다.


임동혁은 올 시즌 제주를 떠나 이랜드로 이적했다. K리그1에서 K리그2로 옮겨가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보다 많은 경기를 뛰기 위한 결정이었다. 군복무를 마치고 2023시즌 제주에 복귀했으나 리그에서는 5경기에 교체로만 출장했으니 사실상 실전을 소화하지 못한 셈이었다.


임동혁은 "제주에 계속 있었으면 경쟁력이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도중에 군대를 다녀오니 제주의 선수단 구상이 단단하게 잡혀있었다"며 "1부에서 2부로 내려오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어려운 결정이었다. 그래도 경기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고, 팬들과도 하루빨리 다시 소통하고 싶은 열정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임동혁이 이랜드 이적을 결심한 또 다른 이유들이 있다. 우선 김 감독이 있다. 김 감독은 2020년 수원FC를 이끌고 K리그1 승격을 경험한 바 있으며, 결과적으로 세 시즌 동안 공격적인 색채가 진한 축구로 수원FC를 K리그1에 잔류시키며 역량을 입증했다. 이랜드에서도 조직적인 전방 압박을 통한 공격을 이식하고 있다.


임동혁은 "감독님이 나를 너무 원하셨다. 선수들은 자신을 찾아주는 곳으로 가야 한다"며 "감독님이 공격적인 축구를 좋아하시는데, 나도 수비에서 어떻게 공격으로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해 궁금증이 많아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편이었다. 이랜드를 선택하게 된 것도 감독님을 보고 축구를 같이 잘 해보고 싶어서 선택했다"고 이야기했다.


김오규와 김영욱도 있다. 김오규와 김영욱은 지난 시즌까지 제주에서 임동혁과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임동혁보다 먼저 이랜드로 이적해 팀을 승격 경쟁으로 이끌 주요 자원으로 팬들의 많은 기대를 받는다.


임동혁은 "(김)영욱이 형이나 (김)오규형이나 워낙 잘 아는 선수들이고 더할 나위 없이 잘해줄 거라 믿고 있다"며 "팀에서 고참급에 드는데, 형들이 있으니 개인적으로 큰 힘이 됐다. 어린 선수들에게 본보기도 되고, 형들이 경험이 많아 내가 모르는 세세한 부분까지 다 컨트롤한다.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며 두 선수를 칭찬했다.


오스마르도 빼놓을 수 없다. 오스마르는 지난 시즌까지 FC서울에서만 9년 뛴 베테랑으로 올겨울 해외 이적설이 돌았지만 결과적으로 한국에 남는 걸 선택했다. 임동혁은 이미 오스마르를 '오스형'이라 부른다며 그와 일으킬 시너지를 기대했다. 김 감독이 공격과 수비가 모두 가능한 임동혁을 센터백으로 분류한 만큼 향후 오스마르와 함께 경기를 뛸 가능성도 충분하다.


임동혁(오른쪽, 당시 제주유나이티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임동혁은 이번 이랜드 이적으로 부천 팬들과 다시 마주한다. 부천에서 처음 프로 생활을 시작해 부주장까지 올라 많은 경기에서 활약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2020년 연고 이전 라이벌인 제주로 이적하며 한순간에 역적으로 바뀌었다. 당시 제주와 부천 모두 K리그2에 있었는데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실제로 임동혁이 부천 팬들과 경기장에서 만나는 일은 아직 없었다.


임동혁은 "제주에 이적할 때부터 파장이 일 거라고 생각은 했다"며 당시 선수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에 가까웠다는 말과 함께 "부천 팬들은 나에 대한 앙금이 많이 남아 있을 것 같다. 여기서 말을 꺼내는 것조차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는 가벼운 부상과 실전 감각 등으로 3월에 있을 부천 원정 경기에 출장이 불투명하다. 그래도 임동혁은 자신이 선수로서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부천 팬들에게 인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팬들 입장에서는 죽일 놈이다. 그렇게 생각하지만 욕을 먹더라도 가서 인사를 드리려 한다"는 뜻을 밝혔다.


임동혁은 올 시즌 이랜드에서 승격을 염원한다. 이랜드는 김 감독과 함께 여러 베테랑 선수를 영입하며 유력한 우승 후보로 불리고 있다. 임동혁은 다른 팀들도 모두 좋은 팀이라며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현재 팀 분위기를 봤을 때 충분히 승격이 가능할 것 같다고 자신했다.


개인적인 목표로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서 열정적이고 투쟁적인 수비를 하는 것을 꼽은 임동혁은 팬들에게 "승격을 하고 싶어 왔다. 이랜드가 10주년인 만큼 좋은 선수들과 함께 승격만 바라보겠다. 개인적인 목표도 중요하지만 팀 목표를 향해가다 보면 개인적인 목표는 따라온다고 믿는다. 성실히 훈련해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드러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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