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세뱃돈]②"세뱃돈 222만원 받았어요"…'전국 세뱃돈 순위' 논란에 단속 나선 中

전진영 2024. 2. 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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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민족 대명절인 춘제를 앞두고 이른바 '홍바오 경쟁'이라고 불리는 세뱃돈 경쟁이 발생했다.

세뱃돈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언론과 중국 정부는 농촌 노인들의 부담을 우려, 과도한 세뱃돈 자제를 당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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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세뱃돈 인증'에 노인들 부담 증가
베트남은 부모가 세뱃돈 빼앗으면 벌금

중국에서 민족 대명절인 춘제를 앞두고 이른바 '홍바오 경쟁'이라고 불리는 세뱃돈 경쟁이 발생했다. 세뱃돈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언론과 중국 정부는 농촌 노인들의 부담을 우려, 과도한 세뱃돈 자제를 당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7일 CCTV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는 홍바오 경쟁이 어느새 사회 문제로 떠올라 지방 당국이 자제를 당부했다. 홍바오는 세뱃돈을 넣는 붉은색 봉투를 뜻한다.

원래 중국에서 세뱃돈은 10~20위안(1800~3700원)을 주는 것이 적정 시세였지만, 현재는 200위안(3만7000원) 정도로 급등한 상황이다. 또한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아이들이 받은 고액의 세뱃돈을 인증하는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어른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춘제를 앞두고 '전국 세뱃돈 순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떠돌면서 세뱃돈 시세 논란이 촉발됐다. 1위를 기록한 남동부 푸젠성의 부촌 푸톈은 1만2000위안(222만원)을 주는 것으로 집계됐고, 2위 저장성은 3100위안(57만원), 베이징은 2900위안(53만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세뱃돈 시세가 논란이 된 것은 중국의 명절 풍습 때문이다. 중국은 집안 최고 연장자의 집에 일가친척들이 모인다. 형제자매부터 친척까지 기본 열 명이 넘는 아이들이 찾아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소득이 낮은 농촌 노인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매체 양광망은 "농촌 노인들은 급여 소득이 없고, 수입원이 있어도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아이들에게는 얼마 안 되는 세뱃돈이 부족할 수 있지만, 시골에 있는 노인들에게는 한 달 동안의 지출 아니겠느냐. 농촌 노인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남방도시보도 "변질된 홍바오 문화는 춘제 스트레스를 가중하고 있다"며 "농촌 노인들뿐만 아니라 수억명의 인구가 보이지 않는 압력에 시달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은 그러면서 광둥성의 세뱃돈 문화를 모범사례로 소개했다. 이들은 "광둥성의 세뱃돈은 50위안(9200원)에 불과하다. 봉투에 얼마가 들어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오히려 관심과 존중하는 마음이 더 소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세뱃돈 많이 주는 푸젠성에서 나고 자라 광둥에서 살아야겠다"는 푸념도 나왔다.

또 '홍바오 균형'이라는 새 문화를 장려하기도 했는데, 이는 친척끼리 미리 100~200위안(1만8000원~3만7000원) 사이로 상한액을 정하자는 것이다.

심지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국 지방정부까지 나섰다. 안후이성 푸양시는 명절을 앞두고 농촌 주민들에게 세뱃돈에 대한 올바른 관념을 확립해야 한다는 내용의 홍보문을 돌리며 과도한 세뱃돈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중국과 비슷한 세뱃돈 문화를 가진 베트남에서도 '세뱃돈 단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서는 부모가 아이의 세뱃돈을 가져갈 경우 최대 3000만동의 벌금을 부과한 사례가 있어 이번 설을 앞두고 논란이 다시 촉발됐다. 베트남 법에서는 가족 구성원의 개인 재산을 강탈할 경우 2000~3000만원 벌금을 물린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현지 언론은 "자녀가 9세 이상일 경우 세뱃돈을 사용할 때 자녀가 무엇을 갖고 싶은지 소원을 고려해야 한다"며 "15~18세 미만의 자녀는 세뱃돈을 스스로 가지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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