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최대 격전 '수원 5석'...지난번 野 싹쓸이, 이번엔 다르다
4·10총선을 60여일 앞두고 경기 수원이 수도권의 대표적인 격전지로 부각되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수원 5개(갑·을·병·정·무) 선거구 모두를 더불어민주당이 석권했다. 20대 총선 때도 민주당은 5곳을 싹쓸이했다. 이렇듯 그간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얘기가 지역에서 흘러나온다. 최근의 몇몇 선거에서 접전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2022년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 차이는 0.07%포인트(영통구)~7.68%포인트(권선구)였다. 같은 해 수원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소속인 이재준 수원시장 당선자와 국민의힘 김용남 후보 간 격차는 0.57%포인트였다.
역대 총선을 봐도 수원 4개 선거구 체제에서 ‘한나라당 1석, 열린우리당 3석’(17대)→‘한나라당 3석, 통합민주당 1석’(18대)→‘새누리당 1석, 민주통합당 3석’(19대) 등 승자가 엇갈렸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수원은 구도, 인물, 캠페인에 따라 여론이 크게 바뀌는 곳”이라며 “경기도 정치·행정·경제 중심지인 수원 판세가 경기도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각 정당이 혈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새 인물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현역의원에 맞서기 위해 정치 신인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김현준 전 국세청장(수원갑),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수원병),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수원정) 등 영입 인재 3인방이 뛰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구도심이 있는 수원갑·병에서는 엘리트 행정관료 출신을 배치해 반듯한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며 “젊은 중산층이 많이 사는 수원정에는 이 교수를 통해 삶의 질 문제를 파고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민주당 현역에 피로감을 가진 유권자 표심을 끌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유승민 전 의원을 수원무에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수원무에는 중량감 있는 국민의힘 도전자가 없다는 평가가 많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7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유승민 역할론’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최대한 많이 들어오셔서 당을 더 강하고 유능하게 해주셔야 한다”며 여지를 열어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만약 유 전 의원이 가세하면 수원은 물론 경기 남부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은 밑바닥 민심을 훑는 조직선거를 펴고 있다. 앞선 두 차례 총선에서 수원을 석권한 만큼 8년간 다져온 조직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현역 의원들이 의정 활동과 지역 현안 해결로 유권자와 오랜 기간 접촉해온 점도 강점이라고 민주당은 설명한다.
민주당이 ‘선수교체’ 대신 현역을 그대로 내보내려는 것도 이런 강점을 살리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인사는 “현재로선 공천을 신청한 4명의 현역 모두 본선에 나갈 것”이라고 했다.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5명의 민주당 의원 중 불출마하는 김진표 국회의장을 제외한 김승원(수원갑)·백혜련(수원을)·김영진(수원병)·박광온(수원정) 의원이 이들이다. 수원무에는 ‘3선 수원시장’ 출신인 염태영 전 시장이 공천을 신청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정치 신인을 내세우지만, 유권자 입장에서는 지역에 온 지 100일도 안 된 이들에게 깊은 신뢰를 주기 어려울 것”이라며 “바닥 민심을 다지기 위해 현역 모두가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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