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지휘자이자 전설"…日오자와 세이지 심부전으로 별세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가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은 오자와가 지난 6일 도쿄 소재 자택에서 심부전으로 별세했다고 9일 보도했다. NHK는 “장례식은 이미 가까운 친지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며 “유족들은 추후 추도식을 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자와는 1935년 옛 만주국에서 태어났다. 1941년 일본으로 돌아와 초등학생 때 처음으로 피아노를 배우며 피아니스트를 지망했다. 그러나 중학교 때 럭비 경기 중 손가락 골절을 당하면서 지휘자로 꿈을 바꿨고, 1955년 도쿄 도호학원 음악과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지휘를 배웠다.
대학 졸업 뒤 1959년에는 프랑스로 건너가 브장송 국제지휘자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이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레너드 번스타인 등 세계적인 지휘자에게 지도받았다.
1973년에는 38세의 젊은 나이로 미국 5대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보스턴 교향악단 음악감독으로 취임했다. 이후 2002년까지 29년간 보스턴 교향악단의 최장수 상임 지휘자로 활약하며 명성을 쌓았다. 2002년부터 2010년까지는 빈 국립오페라 음악감독을 지냈다.
그는 2010년 식도암 수술을 받은 데 이어 탈장, 폐렴 등 건강 악화로 여러 차례 휴식기를 가졌다.
오자와는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공연했다. 그는 1993년과 2004년 두 차례 빈 필하모닉과 내한 공연을 펼쳤다. 2007년에는 칠순을 넘긴 나이로 빈 국립오페라를 이끌고 한국을 찾아 예술의전당에서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을 공연했다.
오자와의 부고가 전해지자 전세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그가 몸담았던 빈 필하모닉은 성명을 내고 “우리 시대의 위대한 지휘자 중 한 명이 세상을 떠났다”며 “그와 함께한 많은 공연을 감사와 사랑으로 되돌아본다”고 썼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세계에 뜻을 갖고 국경을 넘어 큰 감동을 준 위대한 지휘자이며 일본이 자랑한 전설”이라며 그를 추모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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