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앞두고 승강기 중단, 아파트 주민들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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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창피해서 이번 구정에는 친정집에 오지 말라고 했어. 명절 앞두고 승강기 운행 중단을 시키면 택배며, 장을 본 거며 이 노인네가 어떻게 13층을 올라가노."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권선한양아파트 단지 승강기 17개 전체가 명절을 앞둔 5일부터 행정안전부 안전 검사에서 불합격 처분을 받아 운행이 중단되면서 고층을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불편을 겪는 등 입주민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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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아 기자]
▲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권선한양아파트 단지 17개 승강기 전체가 명절을 앞둔 5일부터 행정안전부 안전 검사에서 불합격 처분을 받아 운행이 중단됐다. |
ⓒ 정은아 |
"아이고, 창피해서 이번 구정에는 친정집에 오지 말라고 했어. 명절 앞두고 승강기 운행 중단을 시키면 택배며, 장을 본 거며 이 노인네가 어떻게 13층을 올라가노."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권선한양아파트 단지 승강기 17개 전체가 명절을 앞둔 5일부터 행정안전부 안전 검사에서 불합격 처분을 받아 운행이 중단되면서 고층을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불편을 겪는 등 입주민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지자체인 수원특례시가 이 아파트 운행 중지 당일인 5일 승강기 안전 공단(행안부가 위탁)으로부터 운행금지 처분 공문을 받으면서 뒤늦게 사실을 알게 돼 명절을 바로 앞둔 시점에 입주민들의 안전 등 대책 마련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승강기 운행이 중단된 아파트 현장을 방문한 8일 오전 단지 1층 승강기에는 '승강기 운행금지' 글이 적힌 노란 종이가 붙어 있었고, 10여 개의 택배 물품이 바닥에 방치된 채 놓여 있었다. 택배기사가 고층을 올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70세가 넘은 한 어르신은 장바구니를 들고 "명절이나 지나서 정지하지...우리 사정은 하나도 안 봐주고 매정하다 매정해"라며 거친 호흡을 내쉬며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1994년 입주 후 12~13층 6개 동에 664가구 13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이 아파트는 5일 행안부의 위탁을 받은 승강기안전공단(이하 공단) 강원경기지부로부터 7대 안전장치 부착 미이행으로 운행금지 처분을 받았다.
이미 공단은 2020년 3차 안전 검사 때 주민의 동의를 받아 2023년 10월까지 조건부 연기 승인을 했었다. 이후 올해 2월 3일까지 승강기 교체 연장 이행을 촉구했었다.
그러나 주민 간 아파트 운영에 대한 견해 차와 관리주체인 H사 소장과 주민 간 소송 등으로 인해 입주자대책위 구성이 지연되고 지속적인 승강기 계약 유찰로 승강기 교체 기간을 넘기게 됐다.
문제는 입주민 가운데 200명 가까운 노인과 21명의 장애인이 거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응급환자 발생 등 안전상의 문제뿐 아니라 대부분 상가 문을 닫는 명절에는 음식 및 생필품 수급의 어려움 등 명절 택배 배달 대란이 진행되고 있다.
▲ 권선한양아파트 승강기 중단 택배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권선한양아파트 단지 승강기 17개 전체가 명절을 앞둔 5일부터 행정안전부 안전 검사에서 불합격 처분을 받아 운행이 중단되자 고층으로 못 올리는 택배물품이 1층 로비에 놓여있다. |
ⓒ 정은아 |
다수의 입주민은 "승강기 교체 문제로 입주민들의 싸움이 이어지고 있어 언제 승강기가 설치될지 걱정이 앞선다"라며 "더 큰 사고가 터지기 전에 관계기관과 입주민들이 힘을 모아 승강기를 빨리 설치했으면 좋겠다"라고 호소했다.
승강기안전공단 관계자는 "이미 몇 년 동안 승강기 교체 연장 이행을 촉구했던 사항이며 입주민들의 안전을 고려해 법에 따라 절차대로 최종 조치한 사항"이라고 운행중지에 대해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입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어 입주민들과 함께 승강기안전공단을 찾아가 승강기 운행을 요청했다"며 "다각적인 방면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아파트에서 승강기 교체 업체 공고를 다시 한 만큼 이번에는 입찰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기뉴스미디어에도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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