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담배 사줄게"…12세 소녀와 성관계한 30대

서울남부지법, 징역 2년·집행유예 3년 선고

담배를 대신 사주는 대가로 12세 소녀와 성관계를 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당우증 부장판사)는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로 기소된 A씨(38)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8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에 3년간의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피해자 B양(당시 12세)을 처음 알게 돼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당시 B양은 A씨에게 자신을 15세라고 밝혔다. A씨는 B양이 미성년자임을 알고도 서울 강서구의 자택에서 B양과 성관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B양에게 담배를 대신 구매해주는 대가로 성관계를 요구했다.

재판부는 "A씨는 성적 자기 결정권을 올바르게 행사하기 어려운 어린 피해자를 성적 욕구의 대상으로 삼았다"며 "피해자가 향후 성적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범죄 전력이 없고 범행을 모두 인정·반성하는 점, 피해자에게 1000만원을 지급해 피해복구를 위해 노력한 점, 피해자도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미성년자의제강간죄는 상대방이 '13세 미만' 또는 '13세 이상 16세 미만'이라는 점을 알고 간음하면 성립한다.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더라도 죄가 인정된다.

최근 담배를 대신 사준다며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담배 2갑과 현금 5만원을 준 대가로 10대 청소년의 신체를 만지고 유사성행위를 한 남성이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또 지난해 9월 울산에서는 남성 2명이 13세 청소년이 올린 '담배 대리구매 해주실 분'이라는 글을 보고 "담배를 대신 구매해주겠다"는 내용의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낸 후 성매매해 미성년자 의제 강간·청소년성보호법상 성매수·청소년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