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이 말한 '13경기 무패'...설득력 '제로', 긍정적이란 말은 '어불성설'

김환 기자 2024. 2. 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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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사퇴 의사를 묻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13경기 무패 이야기를 꺼냈다. 그동안 자신이 대표팀을 이끌며 보여준 모습 중에는 긍정적인 내용들도 있다는 말이었다.

클린스만호의 아시안컵 여정은 4강에서 멈췄다. 이미 조별예선에서 한 차례 만난 적이 있던 요르단과 재회했지만, 요르단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다 0-2로 패배했다. 연속된 두 번의 연장 혈투에 지칠 대로 지친 한국 선수들은 몸이 무거웠다. 공격은 무뎠고 수비는 부실했다.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아시안컵 결과와는 별개로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내내 전술적으로 보여준 것들이 없었다. 부임 이후 이어진 수많은 논란들로 인해 쌓이고 쌓이던 팬들과 미디어의 분노가 이번 아시안컵 4강 탈락을 계기로 폭발했다.

경질론이나 사임론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줄곧 아시안컵 우승을 입에 올렸다.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이 분명하게 책임을 지겠다고도 말했다. 감독 선임 전부터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의심이 있었지만, 64년 동안 아시안컵에 대한 갈증을 풀지 못했던 한국 축구는 클린스만 감독을 믿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결과는 4강 탈락. 클린스만 감독이 대표팀을 떠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클린스만 감독은 지휘봉을 놓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취재진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사퇴 의사를 묻는 질문에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말을 돌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전에서 패배해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요르단을 만나기 전까지는 우리가 좋은 결과를 가져와 팬들에게 보답했다. 준결승전에서 만난 요르단은 우리보다 훨씬 좋은 팀이었다. 요르단은 결승전에 진출할 자격이 충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요르단과의 경기 전까지 내가 대표팀을 1년 동안 이끌며 13경기 무패를 했던 것처럼 좋은 결과들도 많았다. 지금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건 코앞에 다가올 월드컵 예선인 것 같다"라며 요르단전 패배 전까지 대표팀이 13경기에서 패배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 13경기 무패는 좋은 성적이다. 클럽과 국가대표팀 구분 없이 13경기 무패라는 성적을 거두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조금 더 세밀하게 살펴보면 자랑스러워할 만한 업적은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이 말한 13경기 무패의 시작은 지난해 6월 엘살바도르전이다. 당시 엘살바도르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75위로, 한국과 큰 차이가 있었다. 한국은 엘살바도르전에서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첫 승을 기대했지만 후반 막바지 동점골을 실점해 승리하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엘살바도르전 무승부 뒤 서울에 올라와서 이례적인 '사후 기자회견'을 열 정도였다.

이후에도 한국은 13경기 무패를 달리는 동안 약체라고 평가되는 베트남, 싱가포르, 중국을 만났다. 튀니지전 대승이나 유럽 원정 사우디아라비아전 승리도 있었지만 현재 한국의 스쿼드를 고려하면 한국이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는 상대들이었다. 

아시안컵 조별예선에서도 요르단과 말레이시아라는 약체들을 상대로 고전했다. 요르단전에서는 황인범의 극장 동점골이 패배를 막았고, 말레이시아전에서는 3실점이나 내준 끝에 비겼다. 토너먼트에 진입한 뒤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전과 호주전도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나 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패배해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들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13경기 무패 발언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무패를 유지하는 동안 정작 클린스만 감독 본인의 능력은 증명하지 못했다. 아시안컵은 오히려 전술적으로 부족한 자신의 단점들을 보여주는 대회가 됐다.

책임을 진다던 말도 바꿨다.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전 패배 이후 국내에 들어와 코칭 스태프들과 대회를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이 시작되기 전까지 내내 말하던 책임은 대회 복기 및 분석이었다.

그 말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 주 해외로 출국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설 연휴 이후 전력강화위원회를 열어 논의하겠다고 밝혔으나, 클린스만 감독의 참석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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