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면 자동 열린다...동작구, 태앙광 전기로 여닫는 폐기물 설치함 설치

문희철 2024. 2. 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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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하 동작구청장이 ‘태양광 자동접이식 생활폐기물 수거함’ 시연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문희철 기자

쓰레기 배출량이 증가하면서 서울시 산하 자치구가 ‘쓰레기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정보기술(IT)을 접목하거나 직접 쓰레기 축소 방안을 마련하면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서울 동작구는 전국 최초로 ‘태양광 자동접이식 생활폐기물 수거함’을 관내 상가 밀집 지역에 설치했다. 이 수거함은 태양광 패널을 외부에 부착해 생산한 전기를 동력으로 자동 개폐하는 쓰레기 보관함이다.

동작구, 전국 최초 자동접이식 수거함

‘태양광 자동접이식 생활폐기물 수거함’ 시연회에서 종량제 쓰레기 봉투를 수거하고 있는 환경공무관들. [사진 동작구]

동작구 노량진 일대처럼 상가가 밀집한 지역에선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일제히 배출할 때마다 보행자가 눈살을 찌푸린다. 안 그래도 비좁은 도보 한쪽 가로수 아래를 대형 쓰레기봉투가 차지하고 있어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작구가 처음 택한 방식은 단속이었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일부 상인이 아무 때나 쓰레기를 버리거나 규격에 적합하지 않은 쓰레기를 버리면 폐쇄회로(CC)TV를 통해 추적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처벌도 능사가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안으로 자동접이식 수거함을 도입했다.

동작구가 먼저 자동접이식 수거함을 설치한 곳은 노량진역 3번·5번 출구와 중앙대 정문 맞은편 등 3곳이다. 쓰레기 배출 시간(오후 5시)에 잠시 열렸다가, 환경공무관이 쓰레기를 수거하고 나면 다시 자동으로 접힌다.

햇살이 좋을 때 태양광 집열판을 통해 확보한 전기를 태양전지에 저장해두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도 크지 않다. 게다가 일단 접히면 종이백처럼 얇은 패널 형태로 벽에 밀착하기 때문에 보행 공간도 확보할 수 있다. 수거함 1개당 50L 종량제 봉투를 최대 25개까지 보관할 수 있다.

소각 제로가게 1호점에서 마포구청이 재활용품 폐기 시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앞서 마포구도 지난해 소각 제로 가게를 선보였다. 소각 제로 가게는 생활 쓰레기를 세척·분류·분쇄·압착해 재활용 가능한 상태로 바꿀 수 있는 가로 9m, 세로 3m 크기 주황색 컨테이너다.

소각 제로 가게 내부엔 폐스티로폼을 인고트(ingot)로 바꿔주는 기기가 있다. 인고트는 폐스티로폼을 녹여 공기를 빼내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바꾼 상태다. 여기 쓰레기를 버리면 돈도 준다. 18개 품목별로 1㎏당 10~600원을 지급한다. 마포구 관계자는 “81가구를 대상으로 재활용 쓰레기 분리 배출을 독려했더니, 1935L였던 생활 쓰레기가 840L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마포구선 쓰레기 버리면 돈도 지급

마포구가 선보인 재활용 중간처리장 소각 제로 가게 실내. 문희철 기자

이처럼 서울시 일부 자치구가 쓰레기 관리에 나선 건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서울 하루 평균 쓰레기 배출량은 3200t에 달한다. 반면 서울 시내 소각장 처리 용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마포·강남·노원·양천 등 서울 시내 4개 소각장 일일 처리 용량은 2200t 수준이다.

그래서 서울시는 마포구에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2026년까지 준공, 2027년부터 가동이 목표다. 배출 가스를 법적 허용기준보다 10배 수준으로 강화하고, 소각장 지상에 문화시설·공원 등을 조성한다. 소각장 자체를 시민이 모이는 명소로 만드는 게 목표다.

상부에 스키장이 설치된 쓰레기 소각장, 덴마크 코펜힐. [중앙일보]

실제로 덴마크 코펜하겐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은 소각시설 상부에 스키장이 있으며, 덴마크의 ‘로스킬레’ 소각장은 로스킬레 대성당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다만 소각장 입지인 마포구가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신규 쓰레기 소각장을 설립하지 않고, 기존 4개 소각장 시설을 개선하더라도 (쓰레기 처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2026년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일평균 1000t 규모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이 필요하다”며 “쓰레기 감량과 더불어 신규 소각장을 건립해야 안정적으로 서울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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