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쓴소리에 자극 받은 KIA 정해영…"서울시리즈서 겁 먹지 않고 내 공 던진다" [캔버라 인터뷰]

유준상 기자 2024. 2. 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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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캔버라, 유준상 기자) 지난해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서 야구 대표팀을 지휘했던 류중일 감독은 귀국 인터뷰 도중 마무리투수 정해영(KIA 타이거즈)의 이름을 언급했다. 류 감독은 "정해영을 혼냈다. '왜 처음 들어올 때와 비교했을 때 기량 차가 거의 똑같냐'고 했다"며 "KIA에는 일본 센터의 기계가 있음에도 (본인이) 하지 않은 것이다.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2020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정해영은 입단 첫 해부터 주축 투수로 자리잡으면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 특히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20세이브 고지를 밟으면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고, 지난해에는 APBC 2023을 통해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갖고 있는 잠재력이나 기대치에 비하면 지금의 성적은 다소 아쉽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생각이었다.

지난 7일 KIA의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취재진을 만난 정해영은 "많이 자극됐다. 실제로 (감독님께) 혼나기도 했다"며 "나도 발전하고 싶은데, 내가 생각한 거나 다른 분들이 봤을 때도 (성장세가) 많이 더딘 것 같아서 더 발전하기 위해 내게 투자하면서 노력할 생각한다"고 밝혔다.

타이거즈 출신이자 동원대학교 야구부 감독을 맡고 있는 아버지 정회열은 아들 정해영에게 어떤 조언을 건넸을까. 정해영은 "부상을 입지 않아야 내 구위를 펼칠 수 있는데, 아버지가 올겨울에는 시즌 시작 전에 무리하는 한이 있어도 많이 도전해보라고 하셔서 그 말씀이 많이 생각나고 그렇게 했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정해영은 지난해 12월 이의리, 황동하, 곽도규, 윤영철과 함께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드라이브라인에 파견돼 한 달 넘는 일정을 소화했다. 이들은 맞춤형 프로그램을 소화함으로써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또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해영은 "드라이브라인에 가서 투구 시 힘을 쓰는 방식을 바꿨다. 그걸 (이)의리랑 계속 이야기를 나눴는데, 의리가 많이 알고 있어서 많이 물어봤다"며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직접 가서 경험해보는 것만으로도 장단점을 알 수 있었고, 또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단점을 최대완 보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받았기 때문에 그걸 계속 캠프에서 실행하는 중이다. 불펜피칭 때 (결과가) 잘 나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미소 지었다.

5일과 7일 두 차례의 불펜피칭으로 컨디션을 점검한 정해영은 새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정해영은 "크로우가 '직구는 너무 좋은데 포크볼을 너무 낮게 던지려고 하다 보니까 타점이 흔들리는 것 같다'고 했다. 직구를 좀 높게 던지면서 포수 마스크 정도 보면서 포크볼을 던져도 충분히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해서 그렇게 연습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더라"고 설명했다.

정해영은 지난 시즌 52경기 49⅓이닝 3승 4패 1홀드 23세이브 평균자책점 2.92로 나름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지만, 기복이 컸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선수 본인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고, 또 개선하려고 한다.

정해영은 "포수 선배님들, 또 투수코치님들과 계속 그걸 찾아나가야 할 것 같다. 투구를 하면서, 또 실전 등판에 나서면서 컨디션이나 루틴 관리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정재훈, 이동걸 코치님이) 멘털 케어나 몸 관리에 대해 많이 말씀해주시고 피칭 노하우도 말씀해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정해영은 오는 3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MLB World Tour Seoul Series 2024 Presented By Coupang Play)’의 스페셜 게임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팀 코리아'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가운데, 최종 엔트리 승선 시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정해영은 "예비 엔트리에 포함됐다고 했을 때 (맞대결을 하는 걸) 잠깐 상상해보긴 했다. (빅리거들의) 덩치가 많이 크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혹시라도 경기에 나가게 된다면 겁 먹지 않고 내 공을 던져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끝으로 정해영은 "(스프링캠프에서) 안 다치고 귀국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많은 선수들이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팀이 5강 이상의 목표를 꿈꾸고 있는 가운데,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팀의 기대에 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캔버라, 유준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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