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제작이 시급... 원작자도 만족한 이 드라마
[김상화 기자]
▲ 디즈니 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 |
ⓒ 디즈니플러스 |
디즈니 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이 지난 7일, 7화와 8화 공개로 시즌1을 마무리 지었다. 강지영 작가의 소설 <살인자들의 쇼핑몰>을 원작으로 삼아 제작된 8부작 액션 스릴러는 지난해 <무빙>으로 판을 크게 만든 디즈니플러스의 2024년을 다시 한번 기대하게 만들었다.
과거와 현재 시점을 오가면서 삼촌 정진만(이동욱 분)의 숨겨진 이야기, 조카 정지안의 성장 등 흥미로운 내용을 <킬러들의 쇼핑몰>은 요즘 OTT 시리즈물 치곤 길지 않은 단 8회분 만으로 간결하면서도 완벽하게 이야기를 그려냈다. 지난주 공개된 5화와 6화를 통해 조력자인줄 알았던 배정민(박지빈 분)의 실체가 공개되었고 악의 끝판왕, 베일(조한선 분)과 진만과의 악연이 다뤄지면서 드라마의 골격이 이제야 완성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향하는 관문 7화, 그리고 모든 사건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 8화를 통해 우리는 왜 진만이 그렇게 조카 지안을 훈련시켰는지에 대한 이유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비록 많은 인물들의 희생이 뒤따른 잔혹한 현실이었지만 말이다.
▲ 디즈니 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 |
ⓒ 디즈니플러스 |
일곱번째 에피소드는 '함정'이라는 제목 그대로 베일 일당의 함정에 빠진 진만, 그리고 어린 지안의 위기가 그려진다. 이 내용은 지난 2화의 이야기와 연결되어 전개된다. 진만의 모친, 그리고 형 내외가 모두 의문의 죽음을 당한 뒷 배경엔 예상대로 그에게 앙심을 품은 베일이 존재했다. 그리고 피 비린내 나는 복수의 손길은 지안에게 도달하기에 이른다.
마지막 8화를 통해 이야기는 다시 현재 시점으로 돌아왔다. 이성조(서현후 분)을 비롯한 용병, 킬러들의 습격에 쇼핑몰 내 인력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민혜는 총칼의 공격으로 심한 부상을 입었고 파신 또한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이제 성조를 비롯한 킬러들의 마지막 공세가 이어진다.
간신히 성조 일당을 처리했지만 또 다른 킬러 군단들이 쇼핑몰에 떼지어 찾아와 위기는 여전히 지속되었다. 바빌론이 지안을 비롯한 인물들에게 거액의 현상금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제 만신창이가 된 쇼핑몰 소수의 인원만으론 그들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 디즈니 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 |
ⓒ 디즈니플러스 |
<킬러들의 쇼핑몰> 마지막회는 다소 열린 결말에 가까운 엔딩으로 꾸며졌다. 소설과 마찬가지로 진만은 죽지 않았고 살아서 조카 지안을 찾아왔지만 그 과정을 어느 정도 소개해준 원작과 다르게, 드라마에선 이를 과감히 생략하고 마지막 단 한 장면만으로 그려내는 독특한 방식을 취했다. 결과적으로 구독자들이 진만의 생존에 대해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부여해 반전의 묘미 못잖은 재미를 배가 시킨다.
이와 같은 내용 전개는 파신, 민혜, 브라더 등 갑작스럽게 화면에 등장한 인물들이 왜 지안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도 아깝게 생각하지 않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하는 또 다른 효과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 초반, 초등학교 창고 안에 갖혔던 어린 지안을 구하기 위해 찾아온 진만의 일화는 십수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 이르러 또 다시 반복되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일부 호불호가 갈리긴 했지만 현재와 과거 시점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전개는 원작의 틀을 그대로 유지함과 동시에 소설을 읽는 듯한 체험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한다. 이러한 방법이야 말로 주인공 진만의 부재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조카 지안의 현재 위기를 더욱 극대화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 디즈니 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 특별영상. 원작자 강지영 작가와 연출을 맡은 이경 감독의 대담으로 작품 속 뒷 이야기를 소개했다 |
ⓒ 디즈니플러스 |
뿐만 아니라 <킬러들의 쇼핑몰>은 액션 스릴러 물이면서 보호자로서 울타리가 되어줬던 삼촌의 부재 속에 스스로 생존하는 법을 터득한 조카의 성장기이기도 했다. 이유도 모른채 무에타이를 배우고 새총부터 권총까지 쏘는 법을 익혀야 했던 평범한 소녀 지안은 빗발치는 총탄의 공격을 경험하면서 비로소 당당한 인물로 거듭나는 일종의 성장 드라마 같은 성격을 취하고 있다. 직접 마이크를 잡고 용병들과 협상까지 성사시킬 만큼 이제 지안은 그 누구의 도움 없이도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난 것이다.
<킬러들의 쇼핑몰>이 구독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로 원작자도 만족시킨 완성도 높은 각색을 빼놓을 수 없다. 연출을 맡은 이경 감독은 처음엔 짧은 소설 분량 때문에 영화로 만들것을 검토하기도 했었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존재를 삭제하기엔 너무 아까웠다고 특별 영상을 통해 소개했다. 그래서 일부 인물을 추가하고 새로운 서사를 부여하는 작업을 진행해 8부작 드라마로 완성된 것이다.
이를 두고 원작 소설을 쓴 강은정 작가는 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원작자와 제작진 사이 불협화음으로 논란을 빚는 드라마와 영화 등이 다수 등장하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배 나오고 볼품없는 용모를 지닌 소설 속 인물을 버리고 이동욱이라는 멋진 배우를 통해 재탄생된 진만을 비롯한 드라마 속 캐릭터의 멋진 조화는 자연스럽게 시즌2 제작을 기대하게 만든다.
드라마의 촬영 종료 직후 지난해 여름, 원작 소설 2권이 출간된 만큼 시즌2를 위한 밑바탕은 이미 마련된 상태다. 매력적인 인물들인 진만, 지안과 더불어 여전히 건재한 악당 베일과 지금 이 시점에서 그냥 작별하기엔 너무 아까워 보인다.
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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