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백화점엔 없는 에·루·샤, 여기 다 있습니다" 작년 2153억 거래 성지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 제품 대거 입점
20년 업력…정품 감정 인력만 70여명
"여기 코너에서는 에르메스과 루이비통 가방이 있습니다. 건너편에는 시계 코너인데, 까르띠에와 롤렉스가 있습니다."
지난 7일 찾은 구구스(GUGUS) 대전타임월드점. 매장 입구를 들어서자 다양한 종류와 브랜드의 명품 제품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표 상품인 가방과 시계에 더해 주얼리, 지갑, 신발, 의류 등 제품이 종류별로 진열됐다. 백화점에서도 찾기 어려운 에르메스나 샤넬 등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들의 제품들도 눈에 띄었다. 매장의 인테리어와 상품 배치도 깔끔하게 구성돼 명품 브랜드의 고급 매장을 연상케 했다.
이곳에 진열된 제품들은 대부분 중고 명품 제품들이다. 구구스는 2002년 설립된 국내 최대의 중고명품 전문 기업이다. 전국 25곳의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중고명품을 거래한다. 전국에 분포된 매장을 통해 14만개 이상의 제품을 확보하고 있고, 제품의 매입과 판매뿐 아니라 사후서비스(AS)까지도 지원한다.
취재진이 찾은 구구스 대전타임월드점은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곳 매장에서는 중고 명품을 판매하거나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미개봉 신품 역시 취급해 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할 수도 있다. 구구스는 대전지역 매장을 중부권 거점으로 삼기 위해 현재 위치로 옮겼는데, 매장 규모는 기존 대비 5배가량 커졌다. 매장이 커진 만큼 상품의 전시 공간을 여유롭게 둘 수 있어 고객들의 쇼핑 편의를 높였다. 매장에는 두 곳의 프라이빗 상담실이 마련돼 편안한 상담이 가능하다.
구구스 대전타임월드점은 대전에서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의 제품을 가장 많이 취급하고 있다. 에르메스나 샤넬과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대전 지역 백화점에 입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전 지역의 고객들은 해당 브랜드들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대구나 판교, 서울까지 백화점 원정을 떠나야만 했다. 구구스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대전타임월드점의 하이엔드 브랜드 라인업을 크게 늘렸다.
중고 명품을 거래하는 만큼 제품의 검수 절차도 까다롭다. 명품에는 '가품 논란'이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탓이다. 중고 명품의 진품 판정을 위해 구구스의 모든 매장에는 정품 감정이 가능한 인력이 항시 배치돼 있고, 이들은 주기적으로 다양한 브랜드 제품의 정품 감정을 위한 교육을 받는다. 매장에서 일차적으로 정품으로 판정되더라도 끝이 아니다. 제품은 본사로 보내져 전문 감정 인력의 정밀 검수를 거친다.
정품 감정 능력은 여타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구구스의 강점이기도 하다. 개인간 거래를 중개하는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명품 제품들의 가품 시비가 종종 벌어지는데, 구구스는 모든 제품을 정밀 감정하는 만큼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감정 시스템 역시 3단계로 나눠 세분화했고, 그동안 쌓아온 1400만건의 명품 검수 데이터베이스(DB)를 감정에 활용한다. 감정 인력 역시 외주업체를 활용하는 타사와 달리 전문 인력을 두고 있다. 현재 구구스 본사에 소속된 전문 감정 인력은 70여명인데, 이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7~8년에 달한다.
20년 넘게 명품 감정을 해온 만큼 신뢰도가 높다고 구구스는 자신한다. 구구스 관계자는 "경찰이나 세관에서 명품 제품의 가품 여부를 판정해달라고 요청해오기도 한다"며 "최근에도 한 지방경찰청에서 명품 가방의 가품 여부를 판별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중고명품 시장의 규모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구구스는 전망하고 있다. 중고거래 특성상 고물가로 명품 시장이 침체되더라도 물건을 내놓으려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명품 브랜드들이 계속 가격을 올리는 점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인 중고명품의 인기를 높이고 있다.
명품 중고거래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중고명품의 수요에 긍정적이다.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의 한정판 제품은 중고 가격이 신품 가격을 웃돌 정도다. 구구스 관계자는 "주로 젊은 분들을 중심으로 중고명품을 찾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중고명품을 구매해 사용하다가 판매한 뒤 또다시 새로운 중고명품을 구매하는 사례도 많다"고 귀띔했다.
중고명품의 수요가 늘면서 구구스를 통한 거래액 역시 매년 늘고 있다. 구구스의 지난해 거래액은 2153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전년도의 1799억원보다 약 20% 성장한 수치다. 국내 명품 시장이 글로벌 대비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점도 긍정적이다. 구구스 관계자는 "이미 해외 명품시장은 시장규모의 15%가량을 중고명품이 차지하고 있다"면서 "결국 국내 명품시장에서도 중고명품의 비중은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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