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에 대한 실망을 두 배로 키우는 발언 "확실히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명백한 오판과 변명

김정용 기자 2024. 2. 9.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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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의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는 말은 스스로를 옹호해야 하는 입장에서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팀이 갈수록 개선되고 있다는 말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진실성을 한 번 더 의심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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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의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는 말은 스스로를 옹호해야 하는 입장에서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팀이 갈수록 개선되고 있다는 말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진실성을 한 번 더 의심하게 한다.


한국은 7일(한국시간)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 0-2로 패배하며 탈락했다. 이어 8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으로 선수단이 귀국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력 부진으로 비판이 큰 가운데 불에 기름을 붓는 듯한 말을 여러 마디 했지만, 그 중에서도 "갈수록 나아지고 있으며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 확실히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말은 명백히 후퇴하고 있던 경기력에 대한 거짓말에 가까웠다.


요르단전에서 한국 선수들은 잘 알려져 있는 그들의 원래 모습이 아니었고, 이는 단순한 체력문제가 아닌 감독의 전술 때문임이 잘 보였다. 이강인은 쉽게 줄 수 있는 동료에게 패스하지 않고 본인이 3명 사이를 무리하게 돌파하려다 빼앗기는 장면이 갈수록 늘어났다. 매 경기 치명적인 패스는 잘 유지됐는데, 문제는 그 사이에 공을 빼앗기는 비효율적인 플레이가 자꾸 늘어났다는 점이다. 또한 어렸을 때 수비가담이 서툴었던 이강인은 프로 경험이 쌓이면서 갈수록 수비력도 개선되고 있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18세 시절의 수비력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었다.


이강인과 더불어 황인범의 하향세는 골 장면만 봐도 분명히 보인다. 황인범은 한국의 대회 첫 골의 주인공이었고, 조별리그 요르단전에서 패배를 면한 것도 사실상 황인범의 골이나 다름없는 자책골 유도 덕분이었다. 이강인은 첫 경기에서 2골을 몰아쳤다. 그런데 두 선수 모두 갈수록 경기력이 떨어지더니, 한국의 대회 마지막 실점 장면에서 함께 공을 빼앗기고 말았다. 전술 문제가 선수들의 판단력을 점점 더 흐리게 했다.


판단력이 흐려지는 건 손흥민도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은 한창 국가대표팀 경기력이 클럽에 못 미칠 때의 버릇들, 지나치게 수비가 밀집된 곳에서 공을 받는 것이나 슛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주저하는 모습이 되살아나고 말았다. 손흥민이 차이를 만들어낸 장면은 토트넘홋스퍼에서 보여주는 효율적이고 날카로운 판단이 아니라 다소 무리한 플레이에도 끝까지 몸으로 버텼던 근성, 그리고 판단력이 필요 없는 세트피스 상황에서였다.


이 모든 경기력 저하가 잘못된 전술 탓이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전술이 좋은 감독이 고수라면, 전술이 변변찮아도 선수들의 기량을 잘 뽑아내는 감독 역시 중간은 갈 수 있고, 잘못된 전술 지시로 선수 기량을 오히려 봉인하는 감독이 하수인 셈이다. 이번 대회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는 하수였으며 경기가 거듭될수록 그 정도는 심해졌다.


단순히 결과로만 봐도 유일한 승리가 대회 첫 경기였고, 이후 무승부 또는 연장전이 이어졌으며, 마지막 경기는 운이 없는 게 아니라 명백한 경기력의 패배였다. 결과와 경기력 모두 뚜렷한 하향세를 그렸다. 그런 축구를 한 뒤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고 말하는 건 스스로의 머리를 모래 속에 파묻고 사태를 모른척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위르겐 클린스만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말은 앞으로도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 선발에 공을 들이지 않을 것이며,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선발 조합을 짜며, 전술변화를 줄 때 충분히 분석하지 않기 때문에 역효과가 날 위험이 상존한다는 의미로도 파악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전망이 암울해진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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