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에 쏠리는 시선…일본은 어땠나
닛케이 34년 만에 최고…日 성공 요인 주목
韓, 日과 방향성 공유…실효성 거둘 것 기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으로 투심이 쏠리는 등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세부사항 발표를 앞두고 제도가 실효성을 거둘지 관심이 향하고 있는 가운데 먼저 성공을 거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한 이후 저(低) PBR 종목 등락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저PBR 종목이 일종의 테마주처럼 변질된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대표적인 투자 척도 중 하나다. PBR 1배는 주가와 기업의 1주당 순자산이 같다는 뜻이다. 1배를 밑돌면 자산 가치보다 시총이 더 낮다는 의미로 낮으면 낮을수록 증시에서 저평가된 것으로 본다.
실제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민생토론회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발언을 한 지난달 17일 이후 코스피 200 금융지수 변동 추이를 보면 일별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수는 PBR 0.49배로 국내 증시에서 대표적인 저평가 인덱스다.
지수는 1월17일부터 2월8일까지 17거래일 중 12거래일은 올라 상승세를 보였으나 하락일 낙폭이 컸다. 지난 2일 5.13%(734.21→771.84)올랐는데 이후 5일 2.90%(771.84→749.42), 6일 1.08%(749.42→741.35) 연이틀 급락하며 상승분을 반납했다. 또 7일 다시 2.26%(741.35→758.12) 오르며 널뛰기 흐름을 보였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저PBR 주식을 마치 초전도체 테마주처럼 매수하는 모습”이라며 “실제 정책 개선의 수혜를 받아 주주환원이 확대되고 지배구조 개선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여지가 있는지 등을 판단하고 투자해야 할 레벨까지는 온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PBR·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 비교공시 시행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 및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을 골자로 한다.
기업 스스로 PBR이 낮은 이유를 분석하고 대응전략을 구성하게 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겠단 목적이다. 세부사항은 이달 발표된다.
금투업계에선 일본이 최근 증시 호황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을 받은 만큼 일본의 도쿄거래소가 주도한 PBR 개혁의 내용과 성공 요인을 참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도쿄증권거래소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상장사 3300여곳에 공문을 보내 PBR이 1배를 밑돌 경우 주가를 올리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공시하고 실행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자본비용 등 대차 대조표를 의식한 경영과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도록 요청했다.
단기적으로는 잉여자금에 의한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증액을 권고하고 일회성 대응이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한 근본적인 대처 및 경영진들의 의식 개혁을 요구했다.
이에 프라임 시장 상장 기업의 약 40%에 해당하는 660사가 PBR의 개선 혹은 자본 수익성을 의식한 경영 개혁책을 제시했고 스탠다드 시장에서는 약 12%인 191사의 기업이 개혁책을 내놓았다.
기업들의 노력과 별개로 도쿄거래소도 PBR이 1배 이상이며 ROE가 자기자본비용을 넘어서는 우량주에 투자하는 ‘JPX Prime 150 지수’를 출시해 패시브 자금 유입을 유도했다.
그 결과, 프라임시장 상장사 1800곳 중 PBR 1배 이하의 기업이 51%에서 41%로 개선됐고 PBR 1배 이하의 기업 중 169개사는 1배를 회복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8일 3만6873.50에 마감해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수는 올해만 10.19%(3만2464.17→3만6873.50) 올랐다.
NH투자증권은 PBR이 개선된 일본 기업들의 자료를 분석해 ROE 목표 공시·구체적인 주주환원책의 개시와 실행·구체적인 성장 전략 개시 등 3가지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권사는 일본 증시가 투자자에게 성장 계획 전략과 그 실현 가능성을 공표하며 안정 투자자금을 불러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일본과 방향성을 공유할 경우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거래소가 상장사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시가총액 및 업종별 주요투자 지표 비교 공시·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기업가치 제고 노력 우수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프리미엄지수 개발 등을 검토 중이라 밝혔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업들이 저평가된 이유를 분석해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가치평가(밸류에이션)와 주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부연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차기 대통령은 누구?…한동훈 47.8% vs 이재명 42.1% [데일리안 여론조사]
- 김태호 vs 김두관 '드림매치' 성사…'잠룡' 金, 양산을 출마 요청 수용
- 윤 대통령 지지율 44.6%…6.8%p 반등 [데일리안 여론조사]
- 오아시스마켓, 모바일 선물하기에 신선식품 상품군 추가
- 지냄, 은평뉴타운에 '고:요 웰니스 센터 3호점' 론칭
- 이재명 첫 선고부터 '징역형'…사법리스크 현실화에 대권가도 '위태'
- [현장] "이재명 대통령" 외치다 쥐 죽은 듯…당선무효형에 자기들끼리 실랑이
- '중폭' 개각할까…윤 대통령과 한 총리는 논의 중
- 서양의 풍자·동양의 서정… '아노라'와 '연소일기'가 그린 현대 사회의 균열 [D:영화 뷰]
- 장유빈 제네시스 대상 “세계적인 선수로 다시 인사 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