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추미애·윤희숙·오신환 다 뛰어들었다…한강벨트 총력전

성지원 2024. 2. 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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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2022년 대선·지방선거에 이어 3연승에 성공할까, 아니면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이 수성(守城)에 성공할까. 4ㆍ10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수도권 최대 격전지인 ‘한강벨트’ 표심에 정치권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영옥 기자

‘한강벨트’는 서울 한강에 인접한 선거구 12곳(중·성동갑, 중·성동을, 광진갑, 광진을, 용산, 마포갑, 마포을, 영등포갑, 영등포을, 동작갑, 동작을, 강동갑)을 통칭하곤 한다. 지리적으로도 서울의 중심이지만, 역대 선거에서 표심을 단정하기 힘든 ‘스윙보터’ 지역구로 꼽혔다.

4년전 21대 총선 당시엔 12곳 중 용산을 제외한 11곳을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했다. 그러나 2년 후 대선에선 표심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중구(6%p)·성동구(10%p)·광진구(2%p)·마포구(3%p)·영등포구(7%p)·동작구(5%p) 등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따돌렸다. 대선 3개월 뒤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에선 그 격차가 훨씬 벌어졌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한강벨트에 총력전을 벌일 기세다. 민주당 서울시당 관계자는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만 해도 민주당이 서울에서 우세했지만, 최근 여론이 심상치 않다. 한동훈 비대위가 들어서면서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다소 희석됐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한강벨트에 대해 “우선추천(전략공천)을 생각하고 있다. 그게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①거물급 격전지 중·성동·영등포·용산


9일 기준 각 정당의 공천 절차가 진행 중이며 대진표가 확정된 것은 아님. 김경진 기자
9일 기준 각 정당의 공천 절차가 진행 중이며 대진표가 확정된 것은 아님. 김경진 기자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서초을로 지역구를 옮겨 무주공산이 된 중ㆍ성동갑에는 이 지역 16ㆍ17대 총선에서 당선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86 운동권’ 대표 격인 임 전 실장은 최근 SNS를 통해 윤석열 정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나는 임차인이다'로 유명한 윤희숙 전 의원이 몸을 풀고 있다. 그는 “민주화 운동 경력은 껍데기”, “586은 시대를 못 따라간다”며 임 전 실장을 맹공하고 있다.

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현역인 서울 중ㆍ성동을에는 여권에서 지명도 있는 인사가 대거 도전장을 내밀었다. 부산에서 3선을 지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과 역시 3선을 거친 이혜훈 전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경선 3파전이 유력하다. 4년 전 4.7%p 차 접전을 벌어진 지역인 만큼 22대 총선 판세도 가늠하기 힘들다.

영등포을에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기득권 운동권 세력과 정면승부를 펼칠 것”이라며 승부수를 던졌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 3선 민주당 김민석 의원을 겨냥한 말이다. 이에 김 의원은 “용산은 이념전쟁을 바라지만 국회1번지 영등포는 정책비전으로 화답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영등포갑에선 4선 국회부의장인 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5선 고지를 노린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이 5선에 도전하는 용산을 놓고선 민주당 셈법이 복잡하다. 당내에선 “대통령실 소재지인 만큼 중량감 있는 인사를 내세우자”는 주장이 힘을 받는 가운데, 최근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민주당 후보로 한 경쟁력 여론조사도 실시됐다.


②설욕전 벌이는 광진·동작

9일 기준 각 정당의 공천 절차가 진행 중이며 대진표가 확정된 것은 아님. 김영희 디자이너
9일 기준 각 정당의 공천 절차가 진행 중이며 대진표가 확정된 것은 아님. 김영희 디자이너

광진에선 설욕전이 펼쳐진다. 4년 전 광진을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꺾었던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의 맞상대로는 오 시장의 최측근 오신환 전 의원이 출격 대기 중이다. 서울 관악을에서 재선하고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오 전 의원은 통화에서 “30년 넘게 민주당만 지지하던 주민도 이젠 변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광진갑에선 21대 총선에서 패배한 김병민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전혜숙 민주당 의원에게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동작을에선 이수진 민주당 의원과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판사 출신 ‘리턴매치’가 예상된다. 이 지역엔 중앙대ㆍ숭실대와 대단지 아파트가 있어 ‘중도층 표심’이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다만 최근 추미애 전 장관을 민주당 후보자로 제시한 경쟁력 여론조사가 이뤄지면서 일각에선 ‘후보 교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동작갑에선 ‘친명 핵심’ 김병기 민주당 의원이 3선에 도전한다. 국민의힘에선 4년 전 고배를 마신 장진영 변호사가 “이재명의 행동대장을 이겨서 ‘이재명 왕조’를 끝장내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③대진표 안개 속 마포, 재건축 지각변동 강동


9일 기준 각 정당의 공천 절차가 진행 중이며 대진표가 확정된 것은 아님. 김영옥 기자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 재판을 받고 있는 마포갑에는 민주당에서만 7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했다. 국민의힘에선 친윤계 신지호 전 의원과 시대전환 출신 조정훈 의원 2명으로 후보군이 압축됐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마포을도 관심 지역이다. ‘사천 논란’에 휩싸였던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국민의힘은 중량급 인사를 전진 배치하겠다는 복안이다. 한 위원장은 6일 “정말 치열한 승부의 장에 많은 실력 있는 분들, 중량감 있는 분들이 나가달라”고 호소했다.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4선에 도전하는 강동갑은 최근 재건축 후 아파트 대단지 입주가 이뤄져 표심 향방을 가늠하기 힘들다. 국민의힘에선 판사 출신 전주혜 의원과 윤희석 선임대변인이 출사표를 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뉴타운 개발 등으로 한강벨트에 3040 이주가 늘어나면서 이곳이 미국의 아이오와, 뉴햄프셔 같은 ‘스윙 선거구’로 떠올랐다”며 “한강벨트 판세가 서울뿐만 아니라 총선 전체 판세와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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