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K-금융 격전지' 인니 진출 '드라이브'
금융 수요 증가, 현지화 전략 필수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기회의 땅으로 인도네시아를 눈여겨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4.2%의 경제성장을 이어가며 금융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 나라의 인구는 약 2억7000만명으로 세계 4위 인구대국이지만 낮은 금융 침투율로 K-금융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곳으로 급부상했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현지 생태계를 중심으로 한 고객 중심의 맞춤형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4대 경제대국 전망 속 금융업 '꿈틀'
9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K-금융의 격전지,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6년 안으로 중국, 미국, 인도와 함께 4대 경제 대국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이같이 전망하며, 2030년 인도네시아의 경제 규모는 2020년 대비 2배 성장하고 2050년에는 5.7배 확대된 6조3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명목 GDP는 전년 대비 7.7% 증가한 1조 3887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에서 17번째로 명목 GDP가 높은 국가가 되는 것이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93년 0.73%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기준 1.35%로 약 2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인도와 함께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전략적 가치가 높은 국가로 인식되면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빠르게 증가했다. 이는 곧 기업금융 수요로 연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전체 은행 여신의 75.4%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 여신은 최근 6년간 연평균 6.3%의 잔액 증가율을 기록 중이며, 지난해 그 증가세는 더욱 가파른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은행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 침투율이 상당히 낮아 성장 잠재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의 은행 자산규모는 지난해 2분기 기준 1경 1052조 루피아(약 900조원)으로 최근 6년간 연평균 8.3%의 성장을 달성했지만, 국내은행과 비교하면 26%에 불과하다. 증권업은 한국의 초기 시장 수준으로 확실한 강자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7430억 달러로 한국의 38% 수준으로 나타났다.
◆은행·증권·보험업 '인니' 영향력↑
이같은 이유로 국내 금융사들은 베트남과 함께 인도네시아를 글로벌 영토 확장의 전초기지로 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2022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은행 총 자산은 144조4000억 달러로 전체 해외 자산의 7.1%가 집중됐다. 미국, 중국, 홍콩, 영국, 일본, 베트남에 이어 7번째로 투자 규모가 크다.
현지 은행 인수를 통해 시장에 진입한 4대 은행들은 인니를 제2의 '마더마켓'으로 설정하고 공격적인 투자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하나은행은 네이버 관계사 '라인(LINE)'과 함께 2021년 '라인뱅크'를 설립했다. 라인뱅크는 디지털뱅킹 기능을 앞세워 80만명(2023년 12월 기준)의 고객을 확보했다. 국민은행은 2018년 부코핀은행의 지분을 22% 확보한 이후 경영 정상화를 위해 약 1조6000억원을 투자했다. 우리은행도 올해 상반기내로 2억 달러를 증자해 '우리소다라은행'의 디지털 인프라 고도화와 영업기반 확대에 나선다.
국내 증권사는 NH, 키움, 미래에셋, 신한, 한국투자, KB, 한화투자 등 7곳이 진출했다. 이들 증권사의 인도네시아의 총 자산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7209억원을 달성했지만. 최근에는 외국 기관투자자들의 거래 활성화 및 개인투자자들의 급격한 거래 감소로 어려움에 직면했다. 보험사는 삼성화재,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생명·손보 등 4개사가 안정적 수익을 확보한 상황이다.
다만 인도네시아 시장은 100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난립해 경쟁이 치열하고, 금융감독 체계를 구축 및 정비하는 단계로 리스크가 상당히 높다는 단점이 있다.
보고서는 "현지 및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자체적인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강력한 경제적 해자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 금융기관들은 신규 진출 및 자체 성장하려는 전략보다는 현지 금융 기관에 대한 소수지분 인수, 합작회사 설립 등의 인오가닉 전략을 통해 손님기반과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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