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궁궐·왕릉 문 활짝 열린다…'청룡 가오리연' 날려 볼까
연꽃모자에서 동전을 분수처럼 뿜어내는 배불뚝이 정령.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이야기’(4월14일까지)에서 만날 수 있는 3세기 말 조각이다.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4세기까지 남인도 불교미술품 97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기획전(2023년 7월~11월)을 가져왔다.
델리국립박물관 등 인도 12개 기관과 영국·독일·미국 등 4개국 18개 기관의 소장품을 한데 모아 국내에선 좀처럼 접하기 힘든 남인도 미술을 대거 소개한다. 국내 관람객의 이해도를 고려한 ‘눈높이 해설’과 디지털 강국의 전시 역량이 결합돼 입소문이 번지고 있다.
중앙박물관에선 2024년 조선 영조(재위 1724-1776) 즉위 3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탕탕평평-글과 그림의 힘’(3월10일까지)도 만날 수 있다. 영조와 정조가 쓴 어필(御筆)과 두 임금 치하에서 제작된 궁중행사도 등 54건 88점(국보 1건, 보물 11건 포함)을 선보인다. 특히 영조의 탕평 의지를 담아 화원 김두량(1696-1763)이 그린 ‘삽살개’는 이번에 처음 일반 공개되고 있다.
설 연휴 기간 중앙박물관과 13개 지역 국립박물관은 10일 설 당일만 휴관하고 나머지는 정상 운영한다. 익산박물관의 ‘바다 위의 성 군산군도’(4월28일까지), 진주박물관의 조선무기 특별전 ‘화력조선Ⅱ’(3월10일까지) 등 지역 특색을 살린 기획전을 둘러볼 기회다. 지난해 12월 개관 10주년을 맞아 상설전시실을 새 단장한 나주박물관과 올해 초 상설전시실 ‘세계유산 가야’를 개관한 김해박물관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각 박물관은 용의 해를 기념하는 행사도 풍성하게 준비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11~12일 설맞이 한마당 기간 동안 ‘용(龍), 날아오르다’ 특별전을 찾는 모든 관람객에게 청룡 달력을 나눠준다. ‘복돈’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청룡 설 봉투도 준비했다. ‘청룡 가오리연 만들기’, ‘청룡 연하장 만들기’ 등에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청룡 화과자를 나눠주거나(9일 청주박물관, 300명 선착순), 용과 관련된 소장품을 찾는 체험 행사(경주박물관, 매일 1000명 선착순)도 마련됐다.
설 연휴 동안 4대 궁궐(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과 조선왕릉, 세종대왕유적은 휴무일 없이 무료 개방(창덕궁 후원만 제외)한다. 평소 예약제로 운영되는 종묘도 자유롭게 무료 관람할 수 있다. 문화재청에서 운영하는 이들 궁·능·유적기관은 연휴 다음날인 13일(화)에 모두 휴관한다.
연휴 기간 경복궁 광화문 일대에서는 궁궐의 문을 지키는 수문장과 수문군들의 근무 교대를 재현하는 ‘수문장 교대의식’이 매일 2회(오전 10시, 오후 2시) 열린다. 9일과 10일에는 교대 의식 종료 직후(오전 10시 20분, 오후 2시 20분) 경복궁 흥례문 광장 수문장청에서 질병 등의 불행을 막고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는 희망의 그림인 ‘세화(歲畵)’를 나눠준다.
올해 세화 나눔은 캐리커처 작가이자 2022년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하며 배우로도 활동 중인 정은혜 작가가 협업했다. 정 작가의 그림 ‘청룡을 배경으로 서있는 수문장’은 회당 일정량이 선착순 배포되며 한국문화재재단(www.chf.or.kr)에 접속하거나 행사 현장에서 QR코드를 통해 내려받을 수도 있다.
지난해에 이어 청와대에서도 설맞이 행사가 열린다. 9일부터 11일까지 매일 오후 2시 춘추관 2층에서 전문가가 함께하는 이야기콘서트 ‘청와대, 용(龍)감한 이야기’가 60분간 열린다. 9일은 안창모 경기대 교수(건축), 10일은 최태성 한국사 강사(역사), 11일은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나무)가 국민 문화공간으로서의 청와대의 상징과 의미를 살핀다. 같은 기간 춘추관 1층에서는 매일 오후 1시와 3시 다례 행사 ‘용(龍)감한 덕담 나누기’가 열린다. 청와대 개방 누리집(www.청와대개방.kr)에서 선착순으로 참석 신청하는데 일부 행사는 마감됐다.
9~12일 청와대를 방문하면 매일 선착순 400명은 청와대 대표 공간 사진으로 만든 탁상 달력을 받을 수 있다. 용띠 관람객은 대정원 종합안내소에서 신분증을 제시하면 매일 100명 선착순으로 달력을 받게 된다.
강혜란 문화선임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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