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얼룩진 파키스탄 총선… 샤리프 집권 유력

장은현 2024. 2. 9.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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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과 정치 불안, 테러 등으로 혼란스러운 파키스탄에서 8일 총선이 실시됐다.

선거 전부터 군부의 지원을 받은 나와즈 샤리프(74) 전 총리의 집권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는 불공정 선거라는 비판이 나왔다.

투표 전부터 군부가 낙점한 파키스탄무슬림연맹-나와즈(PML-N) 소속 샤리프 전 총리의 집권이 유력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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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폭탄테러 이어 투표소 총격
군부 후보 낙점에 선거개입 논란
파키스탄 총선이 실시된 8일 최대 도시 카라치에서 무장한 군인들이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경제난과 정치 불안, 테러 등으로 혼란스러운 파키스탄에서 8일 총선이 실시됐다. 선거 전부터 군부의 지원을 받은 나와즈 샤리프(74) 전 총리의 집권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는 불공정 선거라는 비판이 나왔다.

CNN에 따르면 이날 파키스탄 전역에서 임기 5년의 연방 하원의원 266명을 뽑는 총선과 펀자브주 등 4개 주 주의회 선거가 진행됐다.

투표 전부터 군부가 낙점한 파키스탄무슬림연맹-나와즈(PML-N) 소속 샤리프 전 총리의 집권이 유력시됐다. 그의 강력한 맞수인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소속 임란 칸(72) 전 총리는 국가기밀 누설, 불법 결혼 등 혐의로 총 34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출마가 좌절됐다. 이에 정부가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칸 전 총리는 2018년 집권한 뒤 군부와 마찰을 빚다가 2022년 4월 의회 불신임으로 총리직에서 밀려났다.


군부는 또 PTI가 정당법을 어겼다며 정당의 상징인 ‘크리켓 배트’를 선거 유세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유명 크리켓 선수 출신인 칸 전 총리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조치이자 인구의 40%에 달하는 문맹 유권자가 이 당을 찍기 어렵게 하려는 의도였다.

파키스탄인민당(PPP)을 이끄는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36)도 총리직을 노리고 있다. 자르다리는 파키스탄의 첫 여성 총리인 베나지르 부토의 아들이다.

외신들은 어떤 정당이든 의회 336석 중 과반(169석)을 확보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샤리프 전 총리가 속한 PML-N이 최다득표 당이 될 경우 PPP 등과 연정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총선은 치안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치러졌다. 9만여개 투표소에 병력 65만여명이 배치됐지만, 곳곳에서 투표를 방해하려는 무장 괴한들의 공격이 이어져 투표소 치안 병력 등 8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전날엔 발루치스탄주 선거 사무소 두 곳 부근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30명이 사망했다.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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