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이동 시작됐다…설 연휴 하루 앞둔 귀성객들 표정 [데일리안이 간다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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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일찌감치 승차권을 예매하고 고향으로 향하는 시민들의 얼굴엔 설레임이 가득했다.
데일리안은 서울역과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아 가족을 만나러 떠나는 귀성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날 서울 용산구 서울역 KTX 승강장에는 아이와 함께 귀성길에 오르는 부부와 반려견과 고향에 내려가는 청년, 군복을 입고 고향으로 향하는 군인 등 각양각색의 시민들로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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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객들 "5살 아들 부모님이 많이 보고 싶어 하셔…용돈 30만원, 조카들 위한 다과 챙겨"
"해외여행 가고 싶은데 어머니 무릎 좋지 않아", "내려오기 전에 엄마가 뭐 먹고 싶은지 물어보셨어요"
"너무 나가고 싶었다" 군인부터 함께 귀성길 오른 반려동물까지…인산인해 속에 설레임 '귀성 첫날'
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일찌감치 승차권을 예매하고 고향으로 향하는 시민들의 얼굴엔 설레임이 가득했다. 데일리안은 서울역과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아 가족을 만나러 떠나는 귀성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부모님 늙어가시는 모습 체감된다"
이날 서울 용산구 서울역 KTX 승강장에는 아이와 함께 귀성길에 오르는 부부와 반려견과 고향에 내려가는 청년, 군복을 입고 고향으로 향하는 군인 등 각양각색의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역 승차권 발매 현황 전광판에는 지방으로 향하는 열차들 대부분이 매진됐다는 안내 문구가 떴고, 입석표라도 구하기 위해 줄을 선 귀성객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짐 가방과 화과자 꾸러미를 양 손에 가득 챙긴 안모(45)씨는 "아들이 5살이라서 부모님이 많이 보고 싶어하신다. 명절 말고 부모님께 찾아갈 기회가 많지 않아 설 연휴에 충북으로 내려가 성묘까지 다녀오기로 했다"며 "8명 정도 가족이 모이는데 조카들도 많아서 편하게 먹기 좋은 다과와 부모님께 드릴 30만원 정도의 용돈을 챙겼다. 경기가 좋지 않아 그 이상의 용돈은 어렵다"고 웃어보였다.
10여년 전부터 서울 생활을 시작한 직장인 조모(32)씨는 "부모님이 빵을 좋아하셔서 빵과 골드키위를 챙겼다"며 "매년 내려가는데 1~2년씩 뵐 때마다 부모님이 늙어가시는 모습이 체감된다. 세월의 흐름을 많이 느낀다. 그럴 때마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씨는 "엄마가 딸에게 밥 해주시는 걸 좋아해서 오기 전에 뭐 먹고 싶은지 꼭 물어 보신다"며 "올해는 된장찌개, 닭볶음탕이라고 말했다. 엄마의 손맛이 그립다"고 전했다.
경북 영양이 고향인 권모(38)씨는 서울에서 이름난 떡집에서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픈런'을 해 떡을 사왔다. 권씨는 "부모님이 시골에 계셔서 맛보시라고 샀다"고 말했다. 권씨는 "부모님이 편찮으신데 그래도 생전에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며 "해외여행을 가고 싶은데 어머니의 무릎이 좋지 않아 '어머니가 조금 더 젊을 때 모시고 다닐걸' 하는 후회가 든다"고 덧붙였다.
6개월만에 고향 울산에 간다는 육군 소속 군인 박모(21)씨는 군부대 매점(PX)에서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잔뜩 샀다. 그는 "달팽이 크림, 티셔츠, '깔깔이'(방한복) 등 20만원치 선물을 잔뜩 가방에 챙겼다"며 "휴가를 5일 써서 집으로 가는데 마침 설 연휴에 맞출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부대에선 컵라면밖에 못 먹었는데 봉지라면도 먹고, 늘 새벽 6시30분에 기상했는데 늦잠도 푹 잘 것"이라며 "오래 통제되고 갇혀 있다 보니 너무 나가고 싶었다. 가족들이 얼마나 의지가 되는지 알게 됐다"고 밝혔다.
연휴기간 반려동물을 혼자 집에 둘 수 없어 반려견과 함께 귀성길에 오른 시민도 눈에 띄었다. 강아지를 넣은 켄넬을 메고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강원도 원주행 버스를 기다리던 진모(27)씨는 "4일이나 강아지를 혼자 둘 수 없어 강아지 밥, 배변 패드와 간식을 가져간다"며 "부모님이 와인을 좋아하시는데 남자친구가 와인을 챙겨줘 선물로 가져간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역과 고속버스터미널에는 일찌감치 매진표들이 속출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매표소 앞에서 긴 줄을 서고도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발만 동동 굴러야했다. 고속터미널에서 대전행 표를 구하지 못한 김모(50)씨는 "다 매진이에요? 자리가 없어요? 그럼 내일은요?"라고 물으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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