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년만에 최고의 경기 펼친 흥국생명 서베로 박수연
프로 데뷔 3시즌 만에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흥국생명 서베로 박수연이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흥국생명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5라운드 여자부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김연경과 윌로우 존슨, 레이나 도코쿠 삼각 편대가 각각 24점·17점·14점을 올렸다.
이날 경기의 씬스틸러는 박수연이었다. 박수연의 포지션은 리베로다. 하지만 흥국생명엔 베테랑 김해란과 전성기를 맞이한 도수빈이 있다. 그래서 주로 서브를 넣은 뒤 후위 세 자리에서 수비를 하는 이른바 '서베로(서브+리베로)'로 기용된다. 이날도 1~4세트에 모두 교체로 출전해 서브를 넣고 수비에 가담했다. 9개의 서브를 범실 없이 넣었고, 리시브 10개(3개 정확), 디그 2개까지 기록했다.
지난해 순위가 결정되고 치른 현대건설전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와 3점을 올린 적이 있지만, 서브에이스 2개를 기록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박수연은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서브로 2점을 냈다. 굉장히 기뻤다. 최고의 경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서브는 좋았지만 리시브와 수비는 아쉬웠다. 다른 날에 비해서는 만족하지 못했다. 더 잘할 수 있는데 놓친 부분이 많다"고 했다.
이날 경기는 승부처에서 빛났다. 1세트 19-17에서 서브득점을 올려 승기를 가지고 왔고, 좋은 수비까지 펼쳤다. 3세트에서도 20-20에서 나와 연속 서브를 넣고, 두 번째 서브 에이스까지 기록했다. 특히 3세트엔 리시브에서도 잘 버텨내 역전승에 기여했다. 박수연은 "중요한 경기, 중요한 점수에 들어가니까 항상 긴장한다. 아무 생각 없이 실수만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때린다"고 했다.
팀에선 박수연의 활약을 높게 평가한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평소에도 박수연을 높게 평가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에도 "교체로 들어가 서브, 리시브, 수비 등 중요한 상황에 잘해줬다. 이번 시즌에 한 단계 크게 성장했다"고 흐뭇해했다.
박수연을 데뷔 시즌부터 지켜본 김연경도 "몇 년 같이 했는데 확실히 많이 성장했고, 좋아지고 있다. 잘 하고 있어 뿌듯하기도 하다"며 "(성장이)잠깐 멈춘 시기도 있었는데 잘 이겨내고 있어서 대견한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V리그에서 서베로로 활약한 선수들의 최종목적지는 대개 리베로다. 박수연 역시 마찬가지다. 아본단자 감독도 언젠가는 리베로로 뛸 수 있다고 기대하고, 박수연 자신도 리베로에서 성공을 거두고 싶다.
박수연은 "서브가 아깝기는 하지만 좀 더 오래 살아남으려면 리베로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고 했다. 흥국생명엔 유능한 리베로들이 있다. 그래서 당장은 출전기회가 적지만,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박수연은 "정말 많이 보고 배우고, 느끼고 있다. 언니들도 많이 가르쳐줘서 체득하려고 노력중"이라고 했다.
박수연의 목표는 힘이 되는 선수가 되는 거다. 그는 "중요한 점수에 들어가기 때문에 팀에 피해만 끼치지 말자고 생각한다. 플러스는 안 되더라도 마이너스가 되지 않으려 한다. 매 경기 내가 가진 능력과 기량을 최대한으로 보여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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