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사퇴 의사 없는 클린스만 "준결승 진출,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아…그전까진 13경기 무패였다"
[풋볼리스트=인천] 조효종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이 사퇴 의사가 없음을 다시 한번 전했다.
8일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과 J리거 송범근, 그리고 김영권, 설영우 등 K리그 소속 선수들이 귀국했다.
클린스만호는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64년 만의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이란 평가를 받았으나, 경기력이 우승 후보 답지 않았고 결국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패해 탈락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입국 인터뷰에 나선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준결승까지 진출했는데 실패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며 대회 탈락 직후 기자회견 때와 같이 월드컵 예선에서 팀을 잘 이끌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인터뷰
많은 팬들이 이번 대회 결과를 비판하고 감독님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사퇴 의사가 있으신지
이 팀을 이끌어 상당히 행복하다. 나도 여러분들만큼 이번 대회에서 너무 우승하고 싶었다. 우리 선수들과 우승하고 싶었는데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패배하면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요르단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래도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다만 준결승전에선 요르단이 훨씬 더 좋은 팀이었고, 결승에 진출할 자격이 있는 팀이었다. 1년 동안 감독직을 수행하면서 좋은 점도 상당히 많았다. 요르단과 경기 전까지는 13경기 무패였다. 감독으로서 지금 생각할 수 있는 건, 긍정적인 부분들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점을 생각하면서 코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13경기 무패를 말하기 이전에, 이번 대회에서 10골을 실점한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었는데, 이런 문제가 왜 생겼다고 생각하는지
대회 준결승까지 진출했는데 실패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 얼마나 어려운 대회인지 몸소 느끼고 왔다. 중동에서 개최하다 보니 우리뿐 아니라 다른 동아시아팀들, 일본, 중국 등도 중동 팀들을 상대로 고전하는 모습이 있었다. 또 마치 홈 경기 같은 분위기에서 경기하는 중동 팀들이 감정적으로 얼마나 큰 힘을 받았는지도 느껴졌다. 그럼에도 4강에 진출했다는 것에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을 칭찬해 주고 싶다. 대회를 치르면서 많은 팬분들, 미디어에서 현장에 오셔서 응원을 해주셨다. 계속 말씀드리듯, 우리도 여러분들만큼 너무나 우승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긍정적인 부분들도 많았기 때문에 그 점을 생각하고 싶다.
2019 아시안컵 당시에는 이번 대회보다 성적이 저조했는데, 그럼에도 지금 같이 감독의 사퇴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많진 않았다. 이런 분위기가 형성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지난 1년 동안 우리 팀의 성장 과정을 말씀드리고 싶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도 성장했고 새로 발견한 부분도 많다. 부임 후 1년 동안 다가올 북중미 월드컵을 바라보며 어린 선수들을 조금씩 팀에 합류시켰고 출전 시간도 늘려갔다. 감정적인 부분, 우리가 축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희로애락은 축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 호주와의 8강전에서는 우리가 극적인 승부를 치르면서 많은 분들이 행복해하셨을 거라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기대감을 가지셨고 언론에서도 긍정적인 이야기가 많았을 것이다. 반대로 이렇게 패배를 하고 돌아오면 여론이 뒤집힐 수밖에 없다. 부정적이고, 한편으론 극단적인 발언도 나올 수 있다. 40년 동안 축구를 하면서 행복한 순간도 있지만 좋지 못한 결과를 얻었을 때 얼마나 많은 비판을 받는지 잘 알고 있다. 축구를 하는 사람들, 지도자는 그런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중요한 건 팀이 성장하는 과정이다. 저는 옳은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손흥민 선수가 대회 탈락 이후 '앞으로 감독님께서 나를 계속 부르실지 모르는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앞서 선수에게 우승 트로피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하신 바 있다. 이후 대화를 나눈 게 있으신지
손흥민 선수와는 지속적으로 문자를 주고받고 있다. 손흥민 선수는 우리 팀의 주장, 리더다. 그에 앞서 세계적인 축구 선수이기도 하다. 많은 것을 갖춘, 좋은 선수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지만, 이런 리더, 세계적인 선수들은 대회에서 아쉽게 결승에 진출하지 못하면 감정적으로 많이 힘들 수 있다. 손흥민 선수도 아시안컵 트로피를 한국에 들고 오는 꿈을 꿨을 것이다. 3월에도 당연히 우리 주장으로서 대표팀에 합류할 것이다. 다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다가올 월드컵까지 그 기간 동안 잘 준비해서 새로운 목표를 같이 써나갔으면 좋겠다. 이번 우승 트로피는 아쉽게 놓쳤지만 토트넘에서, 또 프로 생활을 하는 동안 좋은 기회가 있으면 꼭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를 바랄 뿐이다.
대회 종료 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대화를 나눴는지
현지에서 두 번 만남을 가졌다.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대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대회를 치르면서 우리가 봤던 긍정적인 점에 대한 얘기들도 많이 했다. 한 경기 한 경기 분석을 시작해서, 경기에 대한 얘기들도 나눴다. 또 앞서 말씀하셨던, 실점이 많았던 것. 우리가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앞으로 어떻게 준비를 해야할지, 코앞으로 다가온 2연전을 어떻게 준비할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서 다가올 월드컵 예선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
혹시 출국 일정이 정해졌는지 감독직을 이어간다면, 주로 외국에서 업무를 보는 방식을 고수할 것인지
일단 다음 주쯤 출국할 예정이다. 가서 짧은 휴식을 가진 다음에 유럽으로 넘어가서 이강인, 손흥민, 김민재 선수, 또 다른 선수들의 일정을 보고 경기를 볼 예정이다. 월드컵 2차 예선 태국과의 경기가 다가왔기 때문에 긴 시간 자리를 비울 수는 없을 것 같다. 일하는 방식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말씀드리지만 국가대표팀 감독은 프로팀 감독과 다르다는 생각이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다르고 그것이 맞지 않다는 말씀을 계속 하시는 것도 알고 있다. 여러분들의 생각, 비판은 존중하지만 내가 일하는 방식, 또 제가 생각하는 국가대표팀 감독의 업무 방식에는 변화가 없을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마지막 경기에서 유효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요르단과의 경기를 다시 보면서도 느꼈지만, 찬스를 전혀 만들지 못했다. 상대의 거친 수비, 밀집 수비에 상당히 고전했다. 이런 경우가 처음은 아니지만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다음에 이런 상대를 다시 만났을 때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해야 한다. 영상을 다시 봤을 때도 상당히 화가 났고 실망스러웠다. 요르단전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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