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다, 여기선 분데스리가를 '농부들의 리그'라고 불러"…독일 GK의 하소연

이태승 기자 2024. 2. 8.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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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풀럼의 골키퍼로, 독일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베른트 레노가 자국리그인 분데스리가를 낮게 보는 시선에 하소연을 전했다.

축구 전문 매체 '유로푸트'는 8일(한국시간) "레노가 '파머스리그'라는 단어에 대해 입을 열었다"며 분데스리가가 잉글랜드에서는 다소 수준이 낮은 리그로 치부받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파머스리그란 '농부들의 리그'라는 뜻으로 소위 '투잡'을 뛰는 사람들이 활약하는 리그라는, 비하적인 표현이다.

레노는 VfB 슈투트가르트에서 유스 시절을 거쳐 2009년 슈투트가르트 2군, 2011년 바이엘 레버쿠젠서 활약했다. 2018년까지 독일에서 활동한 문지기다. 뛰어난 반사신경과 틀이 잘 잡힌 기본기를 바탕으로 뛰어난 선방실력을 여러차례 보였던 선수다. 그는 지난 2018년 레버쿠젠을 떠나 아스널로 이적했으며 지난 2022년부터는 풀럼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다.



따라서 레노는 잉글랜드서 분데스리가를 깔보는 시선이 부당하다고 여긴다. 그는 "분데스리가가 '파머스리그'라고 불리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인식은 바뀌지 않고 있다. 레노는 "솔직히 말해 모두가 분데스리가를 그렇게 부른다"며 "여긴 프리미어리그의 나라고 분데스리가에는 별 관심이 없다. 잉글랜드인도 그렇고 외국인도 더더욱 그렇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만 분데스리가서 성장해 프리미어리그에서 명성을 떨친 선수들이 많다는 점도 무시할 순 없다. 레노 또한 "(파머스리그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육성리그일 듯 하다"며 "야망있는 선수들은 보통 독일로 갔다가 프리미어리그로 향한다. 케빈 더브라위너, 엘링 홀란, 일카이 귄도안 등이 그 예시"라고 전했다.

레노는 "난 풀럼 팀원들과 파머스리그라는 명칭에 대해 매주 이야기를 나눈다"며 팀원들에게도 분데스리가는 다소 등한시된다는 점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예시로 올해 초 번리-루턴타운 맞대결, 바이에른 뮌헨-호펜하임 맞대결이 같은 날 열렸는데 동료들이 모두 강등권 두 팀인 번리-루턴타운 경기만 챙겨봤다는 일화를 풀었다.


레노는 "선수들이 모두 물리치료실에 앉아 경기를 봤다. 나는 뮌헨의 경기를 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며 "동료들은 모두 분데스리가 경기에서는 재미난 상황이 안나오고 흥미롭지도 않다고 했다. 다들 '파머스리그는 시청 안한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분데스리가의 강팀 뮌헨이 트레블(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를 한 시즌에 모두 우승하는 것)을 두번이나 이룬 명문임에도 분데스리가가 폄훼되는 것은 뮌헨 1강 체제여서다. 실제로 챔피언스리그서 뮌헨 외 다른 분데스리가 팀이 경쟁력을 보인 적이 거의 없다. 버쿠젠과 도르트문트만이 각각 2002년과 2013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이뤄낸 뮌헨 아닌 분데스리가 팀이다. 


게다가 뮌헨은 지난 2012-2013시즌부터 지난 2022-2023시즌까지 리그 우승을 11시즌 연속 우승하며 리그를 독식하고 있다. 레노는 이러한 '뮌헨 1강 체제'에 "매우 지루하고 슬프다"며 "재밌는 리그 경쟁을 기대하지만 뮌헨이 너무 강해 가까운 미래엔 재밌는 리그 경쟁이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올 시즌 분데스리가는 사비 알론소 감독이 이끄는 레버쿠젠의 돌풍으로 판도가 뒤바뀐 상황이다.

올 시즌 5대리그(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각 국가의 1부리그)서 유일하게 리그 무패를 기록 중인 레버쿠젠은 승점 52로 2위 뮌헨(50점)을 2점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만약 레버쿠젠이 올 시즌 우승할 경우 뮌헨 리그 11연패는 막을 내리게 된다.

친정팀 분전에 레노 또한 오랜만에 들뜬 모습이었다. 그는 "올 시즌 레버쿠젠이 뮌헨의 군림을 막아줄 수 있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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