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좀 횅해졌네" 이 말 하면 100만원…설 잔소리 메뉴판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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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게 되는 설 연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누군가에게는 연휴 모임이 친지를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자리일 수도 있겠지만, 20·30세대, 이른바 'MZ세대'의 경우 자신에게 쏟아지는 대학, 취업, 결혼 등의 '잔소리'를 감내해야 하는 자리로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설 연휴 잔소리 메뉴판'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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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취업, 결혼 등 질문…최대 100만원
온 가족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게 되는 설 연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누군가에게는 연휴 모임이 친지를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자리일 수도 있겠지만, 20·30세대, 이른바 'MZ세대'의 경우 자신에게 쏟아지는 대학, 취업, 결혼 등의 '잔소리'를 감내해야 하는 자리로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잔소리를 하면 그에 맞는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잔소리 메뉴판'이 공개돼 화제다.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설 연휴 잔소리 메뉴판'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메뉴판 서두를 보면, "그간 무료로 제공됐던 저의 걱정은 올해부터 유료 서비스로 전환되었으니 선결제 후 이용 부탁드린다"고 적혀있다.
잔소리 별 가격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느 대학 갈 거니?"(10만원) ▲"취업 준비는 아직도 하고 있니?"(15만원) ▲"돈은 많이 모았어?"(10만원) ▲"차라리 기술을 배워라"(20만원) ▲"회사에서 연봉은 얼마나 받니?"(50만원) ▲"살 좀 빼야 인물이 살겠다!"(10만원) ▲"좀 꾸미고 다녀봐!"(30만원) ▲"머리가 좀 횅해졌다?"(100만원) ▲"애인 있니?"(10만원) ▲"결혼 슬슬 해야지?"(30만원) ▲"애 가질 때 되지 않았니?"(50만원) ▲"둘째는? 외동은 외롭대"(100만원)로 매겨졌다. 최고가 잔소리는 '탈모', '자녀 계획'과 관련된 잔소리가 차지했다.
또한 메뉴판 하단에는 "10% 부가세 불포함 가격이다", "현금 혹은 계좌이체만 가능하다(백화점 상품권 가능)", "2만원당 치킨 기프티콘 1장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해당 잔소리 메뉴판은 2024년 버전으로 새롭게 제작된 것으로, 앞서 만들어진 2021년 버전은 연령별로 잔소리 메뉴를 세부적으로 나눠놓아 화제가 되었으며 메뉴판은 해마다 갱신되고 있다.
해당 메뉴판을 접한 누리꾼들은 "큰집 가면 바로 보여줘야겠다", "프린터기로 뽑고 코팅까지 해서 가져간다", "잔소리 듣는 즉시 청구할 예정", "남 얘기하기 왜 이리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알아서 잘할 텐데", "지겨운 잔소리, 이제 안 들을 수 있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잔소리 듣기 싫어요"…자칫 세대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지난 8일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천국'이 성인 34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성인 35%가 '명절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으며, 취업 준비생 10명 중 3명은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 명절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구체적인 원인 1위는 '취업·직업 관련 과도한 질문과 잔소리'가 47.5%로 가장 높았다.
이처럼 청년층의 '잔소리 기피 현상'은 해마다 심화하고 있지만, 어른들 사이에서는 기껏 생각해서 말해준 것을 불필요한 참견으로 여겨 서운하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잔소리 메뉴판'에 댓글을 단 누리꾼 A씨는 "예전에는 웃어른에 대한 예의가 있었고 할 도리를 했다"며 "요즘 애들은 자기를 위해 해준 말을 무조건 '잔소리'로 생각하고 귀를 닫아버린다. 그러면서 자기 권리만 찾아 누리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모두가 즐거워야 할 연휴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건강하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려면 지나친 관심과 질문은 피하고 예민한 주제는 가급적 대화 주제로 삼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무심한 한마디와 섣부른 위로에 상대방은 쉽게 상처받을 수도 있으므로 잘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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