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5600억 태운 이 기업···3년 만에 주가 7배 ‘기염’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4. 2. 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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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타워. 사진=연합뉴스
최근 금융당국이 자사주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인 가운데 메리츠금융지주가 뛰어난 주주 환원 정책으로 주목받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타며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1월 29일 사상 처음 시가총액 13조원을 넘어선 뒤 최근 14조원 안팎을 오르내린다.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지난해에만 40% 가까이 올랐다. 그룹 통합 전 2021년 초 주가가 9600원 안팎이었던 것에 비춰 지난 3년간 상승률은 약 7배에 달한다. 화재와 증권의 완전 자회사 편입이 마무리된 지난해 4월 말 주가 4만5600원에 비해서도 53%가량 올랐다.

시장에서는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이 ‘원메리츠’ 전환과 함께 주주 환원 확대에 속도를 내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힘쓴 결과로 분석한다. 국내 대부분 기업은 자사주를 경영권 강화 수단으로 활용하려 소각에 주저하지만 메리츠금융지주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메리츠금융은 2022년 11월 계열사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켜 3개 상장사를 하나로 합치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메리츠금융은 통합과 함께 순이익의 5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 소각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5602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를 전량 소각했다. 지난해 신규로 3월과 9월에 각각 4000억원, 2400억원 규모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신탁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1년간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으로 목표 조기 달성 시 신탁 계약을 종료,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2023년 12월 임시 주총에선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배당 가능 이익으로 2조1500억원을 추가 확보했다고도 밝혔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 개선으로 이어진다. 자본금 감소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나타난다. 자사주 소각 땐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은 배당과 달리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일이 없어 주주에게 좋다.

한편, 조 회장은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과 KCGI자산운용이 주최한 ‘제2회 한국기업거버넌스대상’에서 경제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조 회장은 원메리츠 전환 배경에 대해 “기업을 승계할 생각이 없고 약간의 지분 차이나 손실은 괜찮다”며 “경영 효율을 높이고 그룹 전체의 파이를 키워 주주 가치를 제고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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