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구독’ 전기차 돌파구 될까…기아, 니로택시에 연내 도입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4. 2. 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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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3 콘셉트카. 출처=기아 제공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기아가 국내 완성차업계 최초로 배터리 구독 서비스 출시를 예고해 주목받는다. 전기차 구입 시 배터리 비용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으로 시장 외연 확장으로 이어질지 기대를 모은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수입차 포함)은 15만8009대로 전년보다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겨우 면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수요 둔화가 뚜렷하다.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기관 BNEF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자체는 늘고 있지만 성장 기울기는 뚝뚝 떨어진다. 2021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650만대로 2020년(320만대)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2022년에는 전년 대비 61% 늘었으나 지난해 성장률은 33%에 그쳤다. BNEF는 올해 이보다 더 낮은 21% 성장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이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구매 심리 위축, 안전과 충전 인프라 부족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사정이 이렇자 가격 경쟁력 확보가 국내 전기차 시장 화두로 떠올랐다. 완성차업계는 보급형 전기차 출시에 열을 올린다. 현대차는 조만간 경형차 SUV 캐스퍼의 전동화 모델인 ‘캐스퍼 일렉트릭(가칭)’을 공개할 계획이다. 기아는 올 상반기 소형 전기 SUV인 ‘EV3’, 하반기 준중형 전기 세단 ‘EV4’를 선보인다.

업계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기아가 올해 보급형 전기차에 더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배터리 구독 서비스다. 기아는 택시 전용 목적기반차량(PBV)인 ‘니로 플러스’ 전기차에 배터리 구독 서비스 도입을 준비 중이다. 소비자는 전기차 가격의 40% 비중인 배터리값을 제외한 가격으로 구입하는 대신 매월 구독료로 배터리 가격을 나눠 지불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4000만원 후반대인 니로 플러스는 현재 보조금을 받아 3000만원 중후반에 살 수 있는데, 배터리 비용을 빼면 초기 비용 부담은 1000만원대로 낮아진다.

관건은 구독료인데, 배터리 잔존 가치가 변수로 지목된다. 예컨대, 배터리 수명 10년 가운데 5년만 구독하기로 하면, 구독 후에도 잔존 가치가 절반쯤 된다. 이 경우 구독료는 전체 가치의 절반만 내면 되므로 전기차 관련 비용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 관리를 잘해 잔존 가치가 높다면 월 구독료는 더 낮출 수 있다.

배터리 구독 서비스는 세계적으로도 확대 추세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배터리 구독 서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억9300만달러에서 2027년 4억7900만달러로 연평균 25.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구독 서비스는 전기차 진입 문턱을 낮춰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구독료를 최대한 낮추는 등 소비자 수용성을 높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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