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텍쥐페리와 아내, 15년간 오간 연서… 꽃피운 ‘어린 왕자’의 장미

임세정 2024. 2. 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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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모든 것, 난 당신에게 충실해. 나는 당신을 세계 곳곳으로 데려갈 거고, 우리는 별들을 길들일 거야."

전 세계인이 사랑한 이야기 '어린왕자'의 저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는 아내 콘수엘로에게 이렇게 편지를 썼다.

비행사였던 생텍쥐페리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어머니와 동료들에게도 많은 편지를 보냈지만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는 특히나 그의 내면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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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생텍쥐페리와 콘수엘로, 사랑의 편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콘수엘로 드 생텍쥐페리 지음, 윤진 옮김
문학동네, 436쪽, 3만5000원

“나의 모든 것, 난 당신에게 충실해. 나는 당신을 세계 곳곳으로 데려갈 거고, 우리는 별들을 길들일 거야.”

전 세계인이 사랑한 이야기 ‘어린왕자’의 저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는 아내 콘수엘로에게 이렇게 편지를 썼다. 1930년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때부터 생텍쥐페리가 비행 중 실종된 1944년까지 15년간 서로에게 부친 168통의 편지가 생텍쥐페리 재단과 갈리마르 출판사의 협업을 통해 세상에 공개됐다.

비행사였던 생텍쥐페리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어머니와 동료들에게도 많은 편지를 보냈지만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는 특히나 그의 내면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때로는 격정적이고 고통스러웠던 인간 관계의 조각들도 편지를 통해 드러난다.

생텍쥐페리가 운명의 여인 콘수엘로를 만난 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프랑스 문학 강연장에서였다. 생텍쥐페리는 콘수엘로에게 첫 눈에 반했고 석 달간의 동거 끝에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의 결혼생활이 순탄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생텍쥐페리가 세계의 상공을 누비고 다니면서 불안정한 생활이 계속됐고 두 사람의 기질은 너무나 달랐다. 그럼에도 부부는 서로에 대해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고, 서로의 창작 활동을 독려하는 동반자였다.

‘어린왕자’는 관계에 대한 시적인 통찰을 담은 책이다. 두 사람의 편지에는 이 이야기가 시작되는 순간이 담겼다. 소설이 아직 한 줄도 쓰여지지 않았을 때 콘수엘로가 쓴 편지에는 이미 여인이 장미로 변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꽃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줄 수 있는 어린 왕자, 가시로 자신을 보호하면서 다정함을 감추는 꽃은 부부의 모습과 겹친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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