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호흡기도 없었다” 90년생 목숨 앗아간 현대제철 사고

박상은 2024. 2. 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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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자 7명이 발생한 현대제철 인천공장 사고 당시 기본적인 안전보건관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들은 "산업안전보건법상 관리대상 물질인 불소 등을 사용하기에 방독면, 공기호흡기는 필수인데도 작업자들은 일회용 방진복과 마스크만 쓰고 밀폐공간으로 들어갔다"며 "사고 당시 현장에는 원청인 현대제철과 하청인 청소업체의 작업지휘와 감시·감독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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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방진복과 마스크만 착용…안전관리자도 부재
먼저 진입한 2명 쓰러지자 동료 구하려 뛰어들어
지난 6일 7명의 노동자가 가스 중독 추정 사고를 당한 현대제철 인천공장 내부. 인천소방본부 제공

사상자 7명이 발생한 현대제철 인천공장 사고 당시 기본적인 안전보건관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측의 재해보고서에는 안전점검이 문제없이 진행된 것처럼 기재돼 있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는 지적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은 8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제철 인천공장 중대사망재해를 철저하게 조사해 경영책임자를 처벌하고 도급 승인과 심사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산업안전보건법상 관리대상 물질인 불소 등을 사용하기에 방독면, 공기호흡기는 필수인데도 작업자들은 일회용 방진복과 마스크만 쓰고 밀폐공간으로 들어갔다”며 “사고 당시 현장에는 원청인 현대제철과 하청인 청소업체의 작업지휘와 감시·감독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의 재해보고서 자료에는 가스농도 측정, 밀폐공간 환풍, 배기점검, 개인방호장비 착용 등이 진행된 것으로 적혀 있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점검되거나 적용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폐기물 수조를 청소하던 노동자 7명이 쓰러지고 이중 1명이 숨진 인천 현대제철 공장 시설에 인천소방본부 화학대응센터 대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제공

앞서 지난 6일 현대제철 인천 스테인리스 생산공장에선 폐수처리장을 청소하던 작업자 7명이 가스중독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했다. 하청업체의 일용직 노동자였던 A씨(34)는 끝내 사망했고 2명은 중상을 입었다.

금속노조 인천지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먼저 진입한 작업자 2명이 쓰러지자 1명이 추가 진입했고, 이들을 구하기 위해 4명이 또 진입하며 화를 입은 상황”이라며 “관리대상 화학물질은 흡입하면 10초 내 사망할 수 있는 특수물질이기 때문에 단순한 안전보호구가 아니라 보호장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안전보건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CCTV에 모두 담겨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는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현대제철에서 발생한 네 번째 중대재해다. 2022년 당진제철소에서만 두 번의 사망사고가 있었고, 같은 해 예산공장에서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관을 현장에 파견해 작업을 중단시키고, 현대제철과 외주 청소업체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법 등 위반 혐의를 수사 중이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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