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설 경기 역대 최악…대유위니아·한국건설 한파

장선욱 2024. 2. 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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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을 앞둔 광주지역 체감경기가 '꽁꽁' 얼었다.

근로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체불임금과 제조·건설 업체 등이 줄지어 쓰러지는 법인파산 신청이 급증한 여파다.

앞서 지난해 12월 해광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부도가 난 송학건설, 거송건설 등에는 이미 광주지법 파산부의 자산동결 조처가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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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불임금, 법인파산 급증.

설 명절을 앞둔 광주지역 체감경기가 ‘꽁꽁’ 얼었다. 근로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체불임금과 제조·건설 업체 등이 줄지어 쓰러지는 법인파산 신청이 급증한 여파다.

광주고용노동청은 8일 “관할 사업장 임금 체불액이 현재 631억여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2억원에 비해 57% 증가한 수치다.

우선 광주에 본사와 생산공장을 둔 대유위니아 그룹의 경영악화로 소속 직원들의 임금체불이 이어지고 있다.

딤채 냉장고 등 전자제품과 시트·핸들 등 자동차 부품을 주로 생산해온 주요 5개 계열사가 일제히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된 데 따른 것이다.

금속노조 위니아전자지회는 “한 달 넘게 서울 그룹 회장 사무실 앞과 검찰청사 등에서 미지급 임금 해결과 처벌을 촉구하는 집회를 지속해서 열고 있지만, 부실경영 책임은커녕 임금체불 해결을 명분으로 한 3000억원대의 골프장 매각 이후에도 강 건너 불 보듯 팔짱만 끼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지난해 11월 기준 5개 계열사 등 근로자 1760여명의 체불임금이 708억원, 퇴직금을 포함하면 1000억원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됐지만 공식 집계에서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위니아 계열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 가운데 덩달아 조업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업체도 늘면서 추가적 체불 사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1984년 설립된 중견 건설업체인 한국건설의 유동성 위기로 지난달 촉발된 광주지역 중소 건설회사들의 자금난도 심각하다.

이들 건설회사에 주로 의지해온 하도급 업체들의 경영 위기가 확산돼 일용직 인건비조차 지급하지 못하는 건설현장이 늘어나는 등 매서운 한파가 불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해광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부도가 난 송학건설, 거송건설 등에는 이미 광주지법 파산부의 자산동결 조처가 내려졌다.

한국건설이 시행해온 광주 궁동과 신안동 한국아델리움 2개 건설현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사업 주체로부터 ‘포기각서’를 받고 분양 보증사고 처리를 하면서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분양 보증사고는 시행사 등의 정상적 주택분양을 기대하기 어려울 때 생긴다.

궁동 사업장은 지난해 12월말 공정률이 37.43%로 계획공정률 42.32%에 도달하지 못한 채 사업포기를 결정함에 따라 지난 5일 보증사고 처리됐다.

지난해 말 공정률이 61%로 계획공정률 87%에 크게 뒤진 신안동 광주역 한국아델리움 현장도 지난달 23일자로 보증사고 현장으로 결정됐다.

법원통계를 보면 경영부실로 회사 문을 닫는 광주지역 법인파산과 채무감면 등을 전제로 한 회생합의(법인회생) 건수는 급증 추세다. 2023년 광주지법에 접수된 법인파산과 회생합의 사건은 48건과 52건으로 2022년 32건과 23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지역 경제단체 관계자는 “설 대목을 코앞에 둔 근로자 임금체불과 지역 기업의 위기감이 확산돼 체감경기가 어느 때보다 암울하다”며 “존립이 위태로운 기업들이 법정관리 등으로 내몰리면서 임금체불과 법인파산 등이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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