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세수펑크 ‘역대 최대’인데…안 쓴 예산도 ‘역대 최대’
지난해 예정보다 국세가 덜 걷혀 역대 최대 ‘세수(稅收) 펑크’가 발생하면서, 예산으로 잡아 놓고 쓰지 않은 불용액(不用額)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세수입 펑크 역대최대 56조여원
8일 기획재정부는 ‘2023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일반·특별회계) 마감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역대 최대 세수 펑크가 특징적이다. 총세입 가운데 국세수입은 344조1000억원으로 예산(400조5000억원)보다 56조4000억원 적었다. 이는 2013년 14조5000억원 펑크가 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기재부는 “예측하기 어려웠던 급격한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 탓”이라고 분석했다.
총세입을 구성하는 나머지 축인 세외수입은 152조9000억원으로 예산(133조5000억원) 대비 19조4000억원 많았다. 세외수입은 지방재정 수입 중 지방세·지방교부세·보조금 등을 제외한 나머지를 뜻한다. 도로사용료, 과태료 등이 있다. 국세수입과 세외수입을 합한 총세입은 497조원으로 예산(534조원) 대비 37조원 모자랐다.
세수 펑크를 주도한 세목은 법인세다.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기업 영업이익이 쪼그라들면서 지난해 법인세가 전년 대비 23조2000억원 줄어들었다. 또 부동산 시장 등의 침체에 따라 지난해 양도소득세가 전년보다 14조7000억원 덜 걷혔다. 무역수지상 수입이 감소한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부가가치세 세수가 전년 대비 -7조9000억원, 관세가 -3조원을 나타냈다. 이 밖에 종합소득세(-2조5000억원), 종합부동산세(-2조2000억원), 교통세(-3000억원)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지난해 불용액 역대 최대 45조여원
다만 기재부는 “지방교부세 감액조정 등 세입 여건 변화에 따른 불용액 18조6000억원, 정부 내부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불용액 16조4000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불용액은 10조8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여기에서 지난해 하반기 재난·재해 감소의 결과인 예비비 불용액 3조3000억원까지 제외하면 사업비 불용액은 7조5000억원에 그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기재부가 내세운 사실상 불용액도 많은 수준”이라며 “불용액이 많다는 건 예산을 꼭 써야 할 곳에 쓰지 않는 등의 비효율이 발생했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총세입에서 총세출과 이월액을 뺀 세계잉여금(歲計剩餘金)은 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특별회계 세계잉여금(2조6000억여원)은 각 특별회계의 근거 법률에 따라 자체 세입처리가 될 예정이다. 나머지 일반회계 세계잉여금(364억원)은 정해진 순서에 따라 오는 4월 중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처리된다. 국가재정법 90조에 따르면 ①교부금 우선 정산 ②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③채무상환 ④세입 이입 또는 추경 재원으로 활용 순이다.
이날 김윤상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해 국세 수입 감소에도 불구하고 기금여유재원, 세계잉여금 등을 최대한 활용하여 민생과 경제활력 지원을 차질없이 집행했다”고 밝혔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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