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공의 수련기관 183곳인데…필수과 3명 중 1명은 '빅5'에 근무
정부가 필수·지역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2000명 규모의 의대 증원을 발표한 가운데,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3명 중 1명은 서울 내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이른바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에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흉부외과·소아청소년과 등의 필수과 전공의는 절반 이상이 빅5 병원에 근무 중이다. 이런 극심한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늘어나는 의사 인력을 지역으로 유인할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를 통해 제출받은 ‘2023년 전공의 현원’ 자료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 등 이른바 ‘필수과’로 불리는 다섯 개 과목에 근무 중인 전공의는 전국에 1933명이었다.
이들을 수련기관(183곳)별로 분류한 결과, 35.1%(678명)가 빅5 병원 소속으로 나타났다. 빅5를 제외한 수도권 병원(84곳)에는 36.2%(700명)가 근무했다. 전체 필수과 전공의 가운데 71.3%가 수도권에 몰려있는 셈이다. 비수도권 소재 병원 94곳에서 일하는 필수과 전공의는 28.7%(555명)에 불과했다.
세부 과목별로 보면 빅5로의 쏠림이 더 심했다. 흉부외과 55.6%, 소아청소년과 51%가 빅5에 근무해, 무려 절반 이상이 전국 병원 중 다섯 곳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과목 전공의들은 외과 42.8%, 산부인과 35.2%, 응급의학과 18.2%가 빅5에 근무했다.
이런 쏠림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더 심해진 것이다. 빅5 병원 소속을 제외한 전국 필수과 전공의는 2014년 1698명에서 지난해 1255명으로, 10년 사이 26.1%(443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빅5의 필수과 전공의도 줄었지만, 19.8%(845→678명) 감소해 비교적 감소폭이 작았다. 전체 과목 전공의도 빅5 제외 병원들에서는 10년 사이 20.5%(9431→7496명) 줄어든 반면, 빅5는 19.7%(3460→2777명) 감소했다.
이처럼 악화돼가는 지역의 필수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의대 증원과 함께 젊은 의사들을 지역으로 유인할 각종 대책을 준비 중이다. 복지부는 지난 1일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서 지역 의대 인근에서 고교를 졸업한 학생만 지원할 수 있는 지역인재전형을 대폭 확대하고, 지역에 남는 의사에게 주거·교육 등을 지원하는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자리를 비롯한 기본적인 정주 여건의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런 방안이 얼마나 실효성 있을지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신현영 의원은 “의대 정원을 무리하게 증원하면 오히려 빅5 병원에 대한 경쟁만 심화될 수 있다”며 “전공의들을 지역·필수의료로 유인하기 위한 보다 강력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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