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에서 발견된 구멍 뚫린 바위, 고대인은 무엇을 전하려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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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목포대학교 유적조사팀은 전남 완도군의 외딴섬 여서도에서 구멍이 새겨진 바위를 무려 12개나 발견했다.
큰 돌에 새겨진 무수한 크고 작은 구멍들, 이것을 성혈바위라고 한다.
성혈(性穴)은 바위의 표면을 돌로 찧어서 오목하게 파낸 원추형의 홈이다.
그런가하면 성혈바위는 고대인의 무덤인 고인돌에도 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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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신문]
큰 돌에 새겨진 무수한 크고 작은 구멍들, 이것을 성혈바위라고 한다. 성혈(性穴)은 바위의 표면을 돌로 찧어서 오목하게 파낸 원추형의 홈이다. 연구자들은 이것을 홈구멍, 알구멍, 별집바위 등으로 표현한다.
성혈은 선사시대 신앙과 관련한 별자리로 보는 견해가 크다. 한편에서는 선사시대의 암각화 같은 그림이나 형상을, 또 근대까지 행해지던 민간 주술행위인 자손번창을 위한 것이라는 견해까지 제 각각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중앙아시아, 시베리아 등 세계 여러 나라 각 지역에 분포하는 인류 공통의 문화유산이기도.
이것은 한 곳에 정착한 인류의 생존을 위한 생산의 형태로 귀결되며, 농경문화에 따른 인구증가와 생산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연관 짓는다.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인류는 여러 가지 질병과 재해에 시달렸을 것이고, 그로인해 주술적 신앙은 더 깊어졌을 것이다.
완도의 외딴섬 여서도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았을까? 정확한 기록에 의하면 1789년 편찬한 호구총수에 여서도는 강진현에 속한 부속도서로 1690년대에 진주 강씨가 들어와 살기 시작했고, 1971년에는 151가구 894명이 살았다고 한다. 이것은 기록에 의해 조사된 인구가 가장 많을 때의 근현대 여서도의 인구조사 현황이다. 작은 섬 여서도에 고대인이 얼마나 살았을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그런가하면 성혈바위는 고대인의 무덤인 고인돌에도 주로 나타난다. 고대일류가 고인돌에 별자리를 새겨 넣은 것은 사후세계의 염원을 위한 주술행위 등으로 해석한다. 별을 형상화해 바위에 새긴 것은 사람이 죽은 후 별이 된다고 믿었던 것 같다. 밤하늘을 장식한 무수한 별, 밤 바다위의 무수한 별을 보면서 인류는 사후세계에 대한 확신을 가졌을 것이다.
근래 발견한 성혈바위를 살펴보면 지난 2022년 4월 경남 하동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선사시대 성혈이 나왔다. 하동군에 따르면 구암대 금석문을 조사하던 중 성혈을 발견해 경상대학교박물관과 합동조사를 벌였다. 성혈은 구암대 바위에 600여개 바로 옆 바위에서도 50여개가 발견돼 국내 최대 규모로 확인됐다.
성혈을 발견한 장소에서 하천을 따라 서쪽 대형 바위에서도 다수의 성혈과 윷판형 암각화 2개가 확인됐다. 이곳은 덕천강에 합류하는 소하천의 북측 구릉 말단부로 주변에는 정수리지석묘, 띠밭골 유적과 다수의 청동기시대 유적이 있다. 인근에는 국내 유일 동검암각화가 출토된 본촌리 유적과 국내 최대 규모의 청동기시대 유적인 대평리 유적 등도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성혈 유적으로 이렇게 많은 성혈이 뚫려 있다는 점에서 고대인이 오랜 기간에 걸쳐 이곳을 신성한 공간으로 여겨왔고, 사람들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례행위가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어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조사팀은 밝혔다.
자신들의 문화를 후손들에게 전하는 것은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의 본능이다. 완도의 외딴섬 여서도에 정착해 살면서 사수도 해역을 주름잡았던 고대인이 전하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청산도와 고금도, 추자도, 인근의 고흥, 해남까지 고인돌군락을 이룬 세력과는 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자못 궁금하다.
한편으로는 사수도 바다를 주 무대로 활동한 고대인류에 관한 완도만의 해양문화 연구가 왜 학술조사로만 끝나고 말았는지, 완도군의 고대사 연구는 왜 진행되지 않았는지, 장보고시대로만 한정된 완도군의 해양문화 연구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묻고 싶다. 완도의 섬 곳곳에 분포한 선사시대 유적이 가지고 있는 비밀의 열쇠는 언제쯤 풀릴 것인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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