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도 부진" 롱숏펀드, 5년간 1500억달러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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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에서 수익률을 방어하는 대표 투자처인 미국 롱숏펀드에서 지난 5년간 1500억달러 규모의 투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에 접어들어 수익률 면에서 미국 대표지수 상승률을 이기지 못하면서 지친 투자자들이 롱숏펀드에 투자한 자금을 빼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롱숏펀드의 연 평균 수익률은 지난 10년 중 9년간 S&P500지수 추종 펀드보다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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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에서 수익률을 방어하는 대표 투자처인 미국 롱숏펀드에서 지난 5년간 1500억달러 규모의 투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형주로 구성된 S&P500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보다 수익률이 한참 뒤처진다는 이유에서다.
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시장조사업체 나스닥 이베스트먼트 자료를 인용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주식형 롱숏펀드에서 인출된 자금은 약 1500억달러로 집계돼 총 운용자금은 723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고 보도했다. 주식형 롱숏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6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롱숏펀드는 저평가 기업 주식을 사들이고, 고평가 기업 주식을 판매해 수익률을 달성하도록 설계됐다. 1999년 닷컴 버블,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하락장 속에서도 수익률 방어에 나서면서 주목받아왔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에 접어들어 수익률 면에서 미국 대표지수 상승률을 이기지 못하면서 지친 투자자들이 롱숏펀드에 투자한 자금을 빼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롱숏펀드의 연 평균 수익률은 지난 10년 중 9년간 S&P500지수 추종 펀드보다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유발한 초저금리 시기에는 유동자금이 주식 등 자산시장에 대거 몰리며 공매도 대상이었던 약세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발(發) 고금리가 지속된 지난 2년간에도 실력 입증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S&P500지수가 26.3% 상승했을 때 롱숏 펀드는 평균 6.1% 오르는 데 그쳤다.
10년 전 주식형 롱숏펀드에 100달러를 투자했다면, 현재 평균 163달러를 갖게 된다. 이 기간 수익률은 63%다. 반면, 같은 기간 S&P500지수를 추종하는 'Vanguard S&P 500 ETF'(VOO)에 배당금까지 투자했다면, 310달러를 받는다. 수익률은 210%다. 롱숏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3배 넘게 높은 셈이다.
그럼에도 롱숏펀드 운용 수수료는 S&P500지수 추종 펀드에 비해 비싼 편이다. 롱숏펀드 운용사들은 펀드 구조를 설계하는 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고금리 여파가 계속되면서 롱숏펀드의 시간이 다가왔다는 기대도 나온다. 스위스 소재 프라이빗 뱅킹 UBP의 대체 투자 설루션 공동 대표인 키어 발리는 "고금리에 시장의 관심이 기업의 펀더멘털로 다시 전환될 것"이라고 했다. 투자회사 카이로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마리오 우날리는 "롱숏펀드가 2008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세계 중앙은행이 올해 통화정책을 피벗(pivot·방향 전환)할 예정인 만큼 앞으로 롱숏펀드에 대한 매력이 계속해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반론도 함께 나온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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