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오염수 5.5t 누출 "땅에 스몄을 수도"

누출된 방사성 물질 220억 베크렐 추산... 도쿄전력 "외부 영향은 없어"

[윤현 기자]

▲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누출 사고를 보도하는 NHK방송 ⓒ NHK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 오염수 정화 장치에서 오염수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7일 오전 8시 55분께 오염수 정화 장치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건물 밖으로 빼내는 배기구에서 오염수가 새는 것을 작업원이 발견했다.

도쿄전력은 "사고 당시 정화 장치는 정지된 상태였으며, 점검 준비를 위해 배관에 일반 물을 흘려 넣어 오염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닫혔어야 할 밸브가 실수로 열려 배관에 남은 오염수와 세정용 물이 섞여 배기구로 흘러나온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설명했다.

정화 장치 내 오염수 흐름을 막자 누출은 중단됐으나, 총 5.5t에 달하는 오염수가 누출됐다. 도쿄전력은 세슘137을 포함해 누출된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 총량을 220억 베크렐(㏃)로 추산했다. 이는 정부 보고 기준인 1억 베크렐의 220배에 해당한다. 

원전 밖 토양에 스며들었을 가능성... 수거 방침 

도쿄전력은 "현시점에서 사고 현장과 가장 가까운 배수로에서 방사성 물질 농도에 유의한 변동은 없었다"라며 "바다 유출 등 원전 외부에의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누출된 오염수가 건물 밖 토양에 스며들었을 가능성이 있어 도쿄전력은 주변 지역의 출입을 금지하고 이 토양을 수거하기로 했다. 

오염수 정화 장치는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나 스트론튬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오염수를 이 정화 장치에 먼저 통과시킨 뒤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뒤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지난해 10월에도 도쿄전력의 하청업체 직원 2명이 방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ALPS 배관을 청소하던 중 호스가 빠지면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액체를 뒤집어썼다.

이 사고로 20대 남성 직원은 최대 기준인 1cm²당 4베크렐의 190배, 40대 남성 직원은 5.7배의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면서 병원 치료를 받았다. 

또한 같은 해 12월에는 제1원전 2호기 폐로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20대 남성 직원이 방사성 물질로 안면 부위가 오염되는 등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