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45% 트라우마 경험, “정신건강 지원 체계 시급”

오상훈 기자 2024. 2. 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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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장 화재 사고에서 소방관 2명이 순직하면서 소방관 보호 체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소방관 10명 중 4명 이상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을 앓는 등 정신겅간 관련 지원 체계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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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림대한강성심병원
최근 공장 화재 사고에서 소방관 2명이 순직하면서 소방관 보호 체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소방관 10명 중 4명 이상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을 앓는 등 정신겅간 관련 지원 체계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소방청에 따르면 소방청과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진료사업단은 지난해 3~5월 소방관 5만2802명을 대상으로 '2023년 소방공무원 마음 건강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우울 증상, 수면장애, 문제성 음주 등 주요 심리 질환 4개 가운데 적어도 1개 이상에 대해 관리나 치료가 필요한 위험군이 2만3060명(43.9%)로 나타났다.

질환별(복수응답)로 보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6.5%, 우울 증상 6.3%, 수면장애 27.2%, 문제성 음주 26.4%다. ‘지난 1년간 1회 이상 자살 생각을 했다’고 밝힌 소방관은 4465명(8.5%)으로 자살 고위험군도 2587명(4.9%)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소방관을 위한 정신건강 지원 체계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화상전문병원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이 지난해 서울소방재난본부 소속 소방관 105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5%(682명)가 소방조직 내 트라우마 관련 프로그램이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응답했다. 84%(883명)는 소방관 전문 트라우마 치료 개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34%(354명)는 트라우마를 치료해본 경험이 한 번도 없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는 소방관의 직무 특성상 일반인은 접하기 힘든 참혹한 현장에 꾸준히 노출되는 만큼 심리 치료를 위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은 “최근 경북 문경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들처럼 동료를 잃는 아픔과 더불어 매일 같이 참혹한 인명피해를 목격하는 소방관들의 정신적 부담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하지만 이들의 마음 건강 등을 위한 심신수련원은 이제야 지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방관들의 마음 건강을 위한 소방심신수련원은 2026년 강원 강릉시에 준공될 예정이다.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경찰수련원이 충남 보령시와 전북 부안군, 인천 강화군, 제주 제주시 등 전국 곳곳에서 운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 의원은 “소방수련원을 권역별로 확대하는 한편 소방관이 충분히 회복하고 쉴 수 있도록 근무 인력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림대한강성심병원은 지난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소방관의 심리정서를 지원하기 위해 ‘소방관 트라우마 119 아카데미’를 개발했다. 현재까지 서울 소재 소방관 18명을 대상으로 무료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수료자 소방관 신모씨는 “소방관만의 고유 특성에 맞춘 전문 치료 프로그램이 생겨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도움이 필요한데도 프로그램의 존재를 몰라 주춤하는 동료들이 많이 알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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