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 도전 실패' 황의조, 튀르키예서 재도약 노린다…알라냐스포르 임대 이적 [오피셜]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프리미어리그 도전에 애를 먹고 있는 황의조(31)가 네 번째 임대 팀인 알라냐스포르에 입단했다. 이곳에서 그는 재도약을 노린다.
알라냐스포르는 6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노팅엄 포레스트 소속이었던 황의조와 시즌이 끝날 떄까지 임대 이적 계약을 맺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황의조가 유니폼을 착용한 사진과 구단과의 계약서에 서명하는 사진, 유니폼을 들고 촬영하는 사진 등을 게시하며 황의조의 합류를 알렸다.
당초 황의조는 잉글랜드 2부리그(챔피언십)의 노리치 시티에서 임대 생활을 하고 있었으나, 부진으로 인해 원 소속팀 노팅엄 포레스트로 돌아온 상태였다.
하지만 챔피언십에서도 자리잡지 못한 황의조에게 프리미어리그(PL)에서 뛰는 건 더 힘든 일이었다. 결국 황의조는 시즌 두 번째 임대를 선택했고, 튀르키예 리그의 알라냐스포르로 향했다.
알라냐스포르의 하산 차부쇼글루 회장은 "우리는 노팅엄의 공격수 황의조를 영입했다. 황의조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일원이었다. 우리는 황의조가 팀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스카우트 팀이 계속 황의조를 지켜보고 있었다"라며 황의조 영입에 기뻐했다.
차부쇼글루 회장은 알라냐스포르가 약 2년 전부터 황의조를 주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약 2년 전 황의조를 데려오는 데 필요한 비용이 많아 황의조를 영입하는 게 불가능했다. 이번 시즌 후반기에 임대로 황의조를 영입할 기회가 생겼다. 황의조에게 행운을 빈다. 황의조를 영입한다고 해서 팀을 떠날 것으로 보이는 선수는 현재 없다"라고 했따.
알라냐스포르에 입단한 황의조는 "나에게 관심을 보이신 회장님을 비롯해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알라냐스포르에 도착한 순간부터 내가 환영받고 있다는 걸 느꼈다. 현장과 훈련에서, 경기에서, 어디에서나 최선을 다해 알라냐스포르에 힘을 보태도록 하겠다. 빨리 팀에 합류하고 싶다"라며 입단 소감을 밝혔다.
현재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이자 바이에른 뮌헨 주전 센터백 김민재도 튀르키예 리그 출신이다.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로 이적하기 전까지 튀르키예 리그의 페네르바체에서 1년 동안 뛴 경험이 있다. 당시 김민재는 리그 최고의 센터백으로 불렸고, 그 활약에 힘입어 나폴리에 입성할 수 있었다.
황의조는 김민재에게 튀르키예 리그에 대해 물어봤냐는 질문에 "최근에는 없지만 이전에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김민재는 튀르키예 리그가 경쟁이 치열하고, 상당히 좋은 리그라고 설명해줬다. 나도 튀르키예 리그에서 뛰게 되어 기쁘다"라며 김민재와 과거에 튀르키예 리그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이야기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6일(한국시간)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황의조가 튀르키예 알라냐스포르 임대 이적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밝혔다.
기자는 "튀르키예 알라냐스포르가 노팅엄 포레트스트로부터 황의조를 임대하는 계약에 합의에 도달했다. 거래는 완료됐다"라면서 "임대는 이번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유효하며, 완전 영입 옵션은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황의조도 이미 목적지를 받아들였으며 노팅엄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황의조의 임대 이적이 임박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튀르키예 축구 소식에 정통한 야고 사분쿠올루는 개인 SNS에 "알라냐스포르와 노팅엄 포레스트가 황의조 임대에 합의했다. 알라냐스포르는 황의조와 공식 협상을 시작했다"라고 독점 보도했다.
지난 2022년 여름 이적시장 막바지에 프리미어리그에 승격한 노팅엄으로 이적하며 도전에 나섰던 황의조의 커리어는 조금씩 꼬이기 시작했다.
어쩌면 시작은 보르도에서의 이적 과정부터일지도 모른다.
황의조는 2019년 여름 프랑스 지롱댕 보르도로 이적해 유럽 무대 도전을 시작했다. 이적 첫 시즌이었던 2019-20시즌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일정이 단축돼 6골에 그쳤다. 또한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아닌 측면 윙포워드로 나서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황의조는 두 번째 시즌부터 중도에 부임한 장 루이 가세 감독에 의해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됐다. 그는 이때부터 엄청난 득점 페이스를 보이며 유럽 무대 진출 이후 처음으로 리그 두 자릿수 득점(12골)에 성공했다. 지난 2021/22시즌엔 팀이 강등권에 떨어진 상황에도 불구하고 11골을 넣어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보르도가 결국 2부 리그로 강등되자 황의조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낭트, 스트라스부르, 몽펠리에 등 프랑스 리그 팀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세 팀 모두 최소 800만 유로(약 100억 원)를 지불할 것으로 예상되는 팀들이었다. 또한 독일의 마인츠, 포르투갈의 FC 포르투가 황의조에게 관심을 보였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황의조의 몸값은 지금보다 더 치솟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여름 이적시장 초반부터 이적설이 나왔던 것과 달리 새 팀 찾기에 난항을 겪었던 그는 프리미어리그 승격팀 노팅엄의 러브콜을 받고 이를 수락했다.
황의조는 곧바로 임대 생활을 시작했다. 노팅엄 구단주인 에반겔로스 마라나키스가 소유한 그리스 명문 팀 올림피아코스 1년 임대를 떠났다. 같은 팀에 황인범이 있어 적응에 큰 무리가 없을 것처럼 보였지만, 그는 수페르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그리스 FA컵을 포함해 공식전 12경기에 나서 득점 없이 도움 1개만 기록했다.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황의조는 다시 재임대를 추진했다. 하지만 그는 아예 다른 대륙으로의 이적을 추진해야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르면 선수는 한 시즌 2개 클럽에서만 공식 경기를 치를 수 있는데, 황의조는 2022-2023시즌 보르도와 올림피아코스에서 경기를 소화했기 때문에 유럽 팀으로 이적한다면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만 리그 일정이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경우에는 3번째 클럽에서도 경기를 소화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이 있었기에, 황의조는 유럽이 아닌 춘추제로 운영되는 리그로 이적을 모색했고, 결국 K리그 이적을 결정하게 됐다.
황의조는 지난해 2월 FC서울과 6개월 단기 임대 계약을 맺었고 K리그1 2023시즌 18경기에 나서 4골 2도움을 기록하며 커리어에 반전을 노렸다. 여름에 다시 노팅엄으로 돌아간 그는 노츠 카운티와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노팅엄 비공식 데뷔 골을 터뜨리며 이번엔 입지를 확보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황의조는 아스널과의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 명단 제외됐고 이어진 셰필드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 3라운드 경기는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봐야만 했다.
황의조는 결국 다시 임대를 선택했다. 잉글랜드축구리그(EFL) 챔피언십(2부리그) 노리치 시티는 지난해 9월 2일, 이적시장 마지막 날,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남은 시즌 동안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한국 국가대표 황의조를 임대 영입했다. 그는 등번호 31번을 달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황의조는 노리치에서 다비드 바그너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다. 그는 챔피언십리그 17경기에 출전해 3골 1도움을 기록했다. 17라운드와 18라운드에서 두 경기 연속 골을 넣었던 그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약 한 달간 쉰 뒤, 1월 다시 노팅엄으로 임대 복귀했다.
노팅엄에는 이미 크리스 우드(32), 디보크 오리기(28), 타이워 아워니이(26), 호드리구 히베이루(18) 등 최전방 공격수들이 많은 상황이다. 우드와 아워니이가 각각 8골과 5골로 활약하면서 황의조가 있을 자리가 없었다.
프리미어리그에 도전했던 황의조는 현재 누누 산투 감독의 계획에서도 배제돼 네 번째 임대 팀을 찾았고 결국 튀르키예로 다시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31세로 적지 않은 나이에 접어든 그의 커리어가 막판에 꼬이고 말았다.
파이트 테케 감독이 이끄는 알라냐스포르는 2023-2024시즌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14위(6승 9무 9패 승점 27)에 처져 있다. 강등권인 17위 파티흐 카라귐리크(6승 6무 12패 승점 24)와의 격차는 단 한 경기 차다.
이번 시즌 팀득점이 26골로 카라귐리크(28골)보다 저조한 알라냐스포르는 황의조를 영입해 득점력 보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알라냐스포르는 최근 3경기 무승(2무 1패)를 기록 중이다 2024년도 1달이 지나간 현재, 팀은 공식전 단 1승에 그치며 불안한 후반기 출발을 보이고 있다. 지난 달 20일 리제르스포르와의 리그 21라운드 홈 경기에서 2-1로 승리한 것이 올해 유일한 승리다.
무엇보다 공격진이 부진하다. 공격진 중 팀 내 최다 골이 3골을 넣은 왼쪽 윙어 외귀즈 아이딘()22), 우측 윙어 카를로스 에두아르두(27)다. 팀내 최다골은 중앙 미드필더인 주앙 노바이스(31)가 넣은 다섯 골이다. 황의조가 이곳에서 팀이 필요로 하는 득점생산력을 채워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노리치, 노팅엄르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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