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선수들 향한 '캡틴' 김혜성의 바람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길"

안희수 2024. 2.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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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가운데)이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 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열린 팀 훈련을 앞두고 선수단 미팅을 이끌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은 2024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들긴다. 이미 소속팀도 그의 도전 의지를 존중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MLB 도전을 공식화한 뒤 달라진 점이 있느냐고 묻자 김혜성은 "특별히 없다. 항상 하던 대로 준비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2024시즌 가장 큰 목표에 대해서도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정작 김혜성이 의식하는 건 따로 있다. 해외 진출 이슈에 가렸지만, 2024년 또 하나의 도전으로 꼽히는 주장 임무 수행이다. 

김혜성은 2021년 8월, 타격 부진에 시달리던 박병호(현 KT 위즈)가 주장 완장은 반납한 뒤 후임을 맡은 바 있다. 당시 키움 구단 역대 최연소 주장이었다. 하지만 올해처럼 스프링캠프부터 캡틴으로 선임돼 임무를 수행하는 건 처음이다. 

김혜성은 "아무래도 처음이기 때문에 잘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라면서 "주장은 팀원들 얘기를 잘 들어야 하고, 코칭스태프들과도 소통을 잘 해야 한다. 그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서 챙겨야 할 것도 많아졌다"라고 했다. 

키움은 2023년 3월 기준으로 10개 구단 중 소속 선수의 평균 연차(7.7년)가 가장 낮았다. 그동안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육성으로 전력을 구축했고, 자연스럽게 저연차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많이 얻었다. 

키움은 올겨울 1985년생 투수 임창민(삼성 라이온즈) 1986년생 포수 이지영(SSG 랜더스)이 이적하며 더 젊은 팀이 됐다. 팀 분위기가 유연한 점은 장점이지만, 위기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줄 베테랑이 많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 

김혜성의 어깨가 무겁다. 그는 입단 2년 차(2018년)부터 주전을 맡았고, 골든글러브만 3번 수상하며 리그 정상급 내야수로 올라섰다. 다른 팀 동료들에 비해 경험이 많다. 

김혜성은 후배들을 향해 "나는 항상 '이 자리는 아직 내 자리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 여전히 같은 생각이다. 선수들이 (경기에 나선)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다. 열심히 하면서 더 많이 배우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출전 기회가 오는 걸 당연하게 여기면 안 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키움은 다가올 시즌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혜성은 이에 대해서도 "10등이 1등을 이기는 게 야구다. 예측 순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키움)도 우승할 수 있다"라며 내부 사기 진작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스물다섯 살 젊은 캡틴이 바쁜 전지훈련을 보내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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