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주춤한 금융그룹…주주환원 정책은 ‘호평’
주주·증권가 연이어 호평…“저 PBR 테마주 부합하는 주식 될 것”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강력한 의지에 맞춰 국내 금융그룹들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대부분의 금융그룹들이 실적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며 주주들과 증권가의 호평을 받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그룹들이 실적 발표와 함께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도입된 ‘배당절차 개선방안’에 따라 배당 기준일을 배당액을 확정한 이후로 잡거나 총주주환원율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높였다.
먼저 KB금융그룹은 실적발표와 함께 지난해 4분기 배당을 1주당 1530원으로 결정했다. 이미 지급된 3분기까지 누적 배당(1530원)을 포함하면 연간 총 배당금이 3060원이 된다. 이는 전년(2950원)보다 4% 늘어난 수치로 전체 주주환원율은 38.6%에 달한다. 또한 KB금융은 32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설 예정이며, 분기배당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러한 주주환원은 실적이 발표된 금융그룹 중 가장 큰 규모다.
김재관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이에 대해 “금융권 최고 수준의 이익 창출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라며 “상생금융과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작년 순이익은 5조5000억원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인 17.8% 성장한 16조원인 만큼 이러한 월등한 이익 창출 역량은 주주환원의 강력한 원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도 주주환원율을 끌어올리며 주주친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나금융은 2020년 20%에 불과했던 총주주환원율을 33%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3년 만에 13%p 가까이 끌어올린 셈이다. 구체적으로 하나금융은 기말 현금배당 1600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총 배당금은 전년대비 50원 증가한 3400원으로 늘었다. 배당 성향은 28.4%, 배당수익률은 7.8%를 각각 기록했다.
박종무 하나금융 CFO는 “저평가 해소와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배당의 가시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주당 배당금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실적이 전년보다 감소한 우리금융도 주주환원율을 높였다. 우리금융은 연간 배당금은 1000원(결산배당 640원) 규모로, 연간 배당수익률은 7.1% 배당성향은 29.7%를 기록했다.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총주주환원율은 33.7%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예금보험공사 잔여지분도 매입할 계획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CFO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 지분 1.2% 매입 계획은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추진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며 “현 주가를 감안하면 예보의 지분은 1300억원 수준이며, 매입 후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방금융그룹들도 어려운 실적 속에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먼저 JB금융은 지방금융 중 유일하게 주주환원율 30%를 넘겼다. 결산배당금을 전년도(715원)보다 늘린 주당 735원으로 결정했다. 여기에 총발행주식수의 약 1% 규모인 200억원어치 자사주도 소각한다.
또한 JB금융은 올해부터 분기배당도 진행할 계획이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컨콜에서 “올해부터 분기배당을 실시하기로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했다”며 “지난해 중간배당이 200억원 규모로 이뤄진 만큼 분기배당도 이 정도로 잡으면 600억원 수준의 소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NK금융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1주당 510원을 의결했다. 전년 배당금(주당 625원)보다 다소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을 고려하면 배당 성향은 전년 대비 1%p 오른 26%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당기순이익의 2% 상당인 130억원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결정했다.
DGB금융의 경우 1주당 현금배당 550원을 결의했다. 전년 배당금인 650원에 비해 낮아졌다. 지난해 최초 실시한 자사주 매입 200억원을 포함하면 총주주환원율은 28.8% 수준으로 BNK금융보다는 높다.
금융그룹에 투자한 주주들은 이같은 주주환원 정책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온라인의 한 금융주 투자 모임에서는 “아직 모자라다고 생각하지만 주주환원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만족스럽다”라거나 “실적이 줄었는데도 연이어 배당들을 늘려나가니 국내 기업같지 않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도 호의적인 평가가 나온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에 대해 “대형 은행주 중에서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과 올해 ROE 개선, 이를 바탕으로 한 주주친화정책 등을 감안하면 저 PBR 테마주에도 부합하는 주식”이라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JB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올리고 투자 의견도 중립에서 매수로 높였다. 설 연구원은 “이익 감소에도 결산배당을 확대하고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주주환원율이 33.1%에 달한다”며 “지방은행 중 최초로 주주환원율이 30%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금융그룹의 주주환원율 상승에 앞장섰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도 호평을 내놓았다. 얼라인파트너스는 1일 하나금융의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올해 주주환원율은 당사 기대치를 상회한 수준으로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당사는 앞으로도 하나금융의 자본배치 및 주주환원 정책 준수 여부를 계속해서 면밀히 지켜보고 상황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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