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1억 주고 산 주파수, 잘 통할까…제4이통사 관전포인트 셋 [팩플]

강광우 2024. 2.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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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 이동통신사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스테이지엑스)이 내년 상반기 전국망 통신 서비스 시작 계획을 발표했다. 과거 통신 3사가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포기한 28㎓ 대역 주파수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스테이지엑스 제4이동통신사 선정 언론간담회에서 사업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슨 일이야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는 7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호텔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스테이지엑스는 네 번째 통신사가 아니라 공급자 중심 통신 시장을 혁신하는 딥테크(deeptech) 통신사”라며 “서비스 출시 3년 이내 매출 1조원,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격적 요금제 출시 계획도 공개했다. 온라인 중심 구조로 유통 비용 거품을 빼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고객 상담 서비스 비용 등을 절감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다만 이날 구체적인 요금제는 공개하지 않았다.
박경민 기자


왜 중요해


제4 이통사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현재 통신 3사가 과점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다. 저렴하지만 질 좋은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경쟁을 촉진하는 역할이다. 다만 스테이지엑스가 실제 메기 역할을 하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은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원하는 메기가 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전 포인트 셋


시장 안착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 본 이유는 스테이지엑스가 마주한 현실적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① 28㎓ 주파수, 사업성 있나: 스테이지엑스가 할당받은 28㎓ 대역 주파수는 통신 3사가 현재 5세대(5G) 서비스에 활용하는 3.5㎓ 대역 주파수와 큰 차이가 있다. 초고속·저지연의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전파 도달 거리가 짧고 장애물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고층 빌딩과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이 주파수 대역만으로 전국망 서비스를 하기 위해선 대규모 통신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 2018년 통신 3사가 28㎓ 대역 주파수를 할당 받고도 망 구축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던 것도 투자 비용 대비 사업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점을 고려해 스테이지엑스는 서비스 초기엔 공연장·병원·학교 등 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 뒤 내년 이후 중저대역 주파수를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서상원 대표는 “과거 통신 3사가 입찰 받을 때보다 해당 주파수 대역 관련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다”고 말했다.

② 자금 조달 능력 있나: 스테이지엑스는 이날 총 6128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주파수 대역 낙찰가 4301억원에 통신설비 투자 비용 1827억원을 더한 금액이다. 주파수 대역 낙찰가는 2018년 당시 통신 3사가 각각 낙찰받았던 가격(2072억~2078억원)보다 두 배 이상이다. 일각에서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서 대표는 “정부 정책 자금(최대 4000억원)을 제외하고도 초기 자금 4000억원을 마련했다”며 “올해엔 주파수 할당 대가는 10%만 납부하면 되고, 서비스 출시에 맞춰 20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유상증자도 준비하고 있어 문제없다”고 말했다.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신한투자증권의 권혁준 기업금융2본부장도 “사업 방향에 대한 타당성을 판단해야겠지만 사전 접촉한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③사업 능력 있나: 통신 업계에선 스테이지엑스가 사업을 수행하기에 규모나 역량면에서 부족하다 보는 시각도 있다. 컨소시엄 주축인 스테이지파이브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자산 총액은 342억원이다. 매출은 144억원, 영업손실은 5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엔 인력 감축도 있었다. 권영선 카이스트 기술경영학부 교수는 “28㎓ 대역 주파수는 기업 고객을 상대로 한 특화 서비스로는 승부를 볼 수 있겠지만, 신규 사업자가 이미 포화 상태가 된 무선 통신 시장에선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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