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人] 이이경X송하윤, 여태껏 이런 악역은 없었다 ②

김지혜 2024. 2. 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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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제공.


역대급 빌런이 등장했다. 배우 이이경과 송하윤이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이하 ‘내남결’)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내남결’은 절친과 남편의 배신으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던 강지원(박민영)이 10년 전으로 회귀해 자신의 참담했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이야기다. 이러한 회귀물은 억울한 죽음을 맞는 순간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되돌려진다는 점에서 복수극 서사를 기본으로 깔고 있다. 그래서 주인공의 비참한 운명을 만들어낸 악역이 중요하다. 

사진=tvN 제공.

이이경이 맡은 역할은 박민환이다. 극중 10년 전 지원과 결혼한 사이였지만, 지원의 친구 정수민(송하윤)과 바람을 피운다. “남자는 여우랑은 만나도 곰이랑은 못 만난다”고 하는 뻔뻔한 인물이다. 민환의 만행은 불륜에서 끝나지 않는다. 가스라이팅부터 데이트 폭력, 보험사기까지 비호감 요소는 모두 갖췄다. 

사진=방송 캡처. 


이이경은 박민환을 연기하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회생 불가 쓰레기’라 불릴 정도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가벼울 때는 한없이 가볍다가도 폭력을 행사할 때는 눈빛이 돌변하는 등 두 가지 얼굴을 자유자재로 표현했다. 평소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나는 솔로’에서 활약하며 친근한 이미지가 강했던 이이경. ‘내남결’에서 보여준 맹활약 덕분에 본업과 부업 모두에서 선전하며 ‘윈윈’하고 있다. 

사진=방송 캡처. 


송하윤 연기도 관전 요소다. 드라마 ‘오! 영심이’, ‘마성의 기쁨’, ‘쌈, 마이웨이’ 등 주로 여리여리한 여자 주인공을 맡아왔던 송하윤은 현재 ‘대한민국 대표 악역’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내남결’에서 보여준 극악무도한 연기 덕분이다. 송하윤이 연기하는 정수민은 피해의식이 강한 인물이다. 절친인 지원에게 열등감을 느끼며, 지원이가 가지고 있는 건 모두 뺏어야 한다. 

사진=tvN 제공

기본적으로 ‘악녀’라고 하면 강렬한 인상과 표독스러움이 겉으로 드러나지만, 송하윤이 표현한 수민은 다르다. 오히려 여리여리하고 청순하며 눈물도 많다. 복수를 다짐한 지원이 어깨를 드러내며 화려한 변신을 이어갈 때도 수민은 목 위까지 셔츠 단추를 잠그고 선한 눈망울로 주변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든다. 이런 디테일함이 클리셰 범벅인 ‘내남결’의 재미를 극대화했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송하윤, 이이경의 악인 연기가 ‘내남결’ 흥행을 크게 견인했다. 복수극일수록 악인들의 연기력이 중요한데 두 사람이 역대급 빌런 커플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고 분석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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