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운동할래요" 개점 전 1000명 몰렸다…호텔 뺨친 헬스장 보니 [비크닉]
팬데믹 이후 건강과 체력관리를 위해 지갑을 여는 ‘덤벨 이코노미(Dumbbell Economy)’ 현상이 지속되면서 헬스장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더 쾌적하고 편리하게 운동하기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피트니스 센터가 등장한 것. 최고급 시설에 IT기술을 도입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수영, 테니스, 골프 등 다양한 운동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컴플렉스 형태가 특징이다. 이같은 프리미엄 헬스장의 등장은 소비자의 체류 시간과 맞춤 서비스가 화두인 라이프스타일 업계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호텔급 올인클루시브 헬스장의 등장
올 초 스타필드 수원에 국내 최초 올인클루시브(All inclusive) 스포츠클럽 ‘콩코드 피트니스’가 문을 열었다. 규모만 해도 4959㎡(1500평) 에다 호텔 같은 쾌적한 인테리어와 전문 기구, 첨단기술을 접목하며 기존 피트니스의 형태를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지난 1일 이곳을 찾았을 때 입구부터가 첫인상부터 여느 헬스장과 달랐다. 로비가 마치 공항 라운지처럼 푹신한 소파와 테이블들로 꾸며져 있다. 로비 옆 복도를 지나면 수영장, 사우나, 피트니스장, 골프장 등으로 연결된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공간은 수영장이다. 층고가 높은 데다 통창으로 마감해 시선이 탁 트인다. 수영 레인 주변으로 선베드와 타월 등 호텔에서나 볼 법한 편의 장비까지 갖췄고, 전망이 좋은 창가엔 자쿠지를 배치했다.
수영장과 바로 이어진 사우나는 프라이빗 서비스에 초점을 뒀다. 탈의실 락커 사이사이 의류매장 피팅룸처럼 독립된 공간을 뒀고, 샤워시설도 일부는 큰 벽으로 칸막이를 두어 타인의 시선을 피할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서 만난 박정호(42) 씨는 “회원으로 등록하고 주에 5일은 이곳에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면서 “일반 헬스장과 달리 건습식 사우나, 냉·온탕 등 시설이 좋아서 운동 후 40분은 사우나를 즐긴다”고 했다.
피트니스센터의 경우 최고급 브랜드의 운동 기구를 여유 있게 배치하며 마치 명품 매장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테니스 전문 브랜드인 ‘헤드(HEAD)’와 함께 만든 코트가 마련돼, 레슨뿐 아니라 혼자서도 자유로운 연습이 가능한 스마트 볼 기계를 즐길 수 있다.
운동의 재미를 더하는 첨단기술을 도입한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다. 4곳의 GX 섹션 중 한곳을 미디어GX룸으로 만들었다.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 스피닝자전거를 타면서 가상도로를 달리는 듯한 체험을 하는 식이다. 피트니스 센터 아래층은 신세계건설이 지난해 내놓은 프리미엄 골프 연습장인 ‘TGX’로, 연습 타석부터 스크린골프, 어프로치 존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AI와 헬스장의 만남
국내 운동기구 전문 기업인 ‘디랙스(DRAX)’가 만든 피트니스 센터 ‘하이랙스(HIRAX)’는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공간이다. 호텔처럼 고급스러운 공간 구성은 기본, 여기에 자체 개발한 AI 트레이너 ‘랙스(RAX)’ 시스템을 갖췄다. 10여년간 쌓은 운동과학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체형, 운동 목적, 수행 능력을 AI가 분석해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프로그램과 함께 자체 개발한 웨어러블 밴드를 끼면 데이터가 추출되는 식이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키오스크에서 AI가 구성한 운동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프로그램 순서에 따라 운동기구를 찾아가 밴드를 접촉하면 운동 방법을 알려준다. 운동 횟수 등 데이터도 자동으로 입력된다.
AI를 이용하면 개인 데이터만이 아닌 피트니스의 편의성도 해결한다. 다른 사람이 운동기구를 사용하고 있어 대기해야 할 필요가 없다. AI가 현재 다른 사람이 사용 중인 운동기구를 파악한 뒤 실시간으로 운동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 자체 디지털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만들어 처음 방문한 사람도 회원으로 등록하고, 회원권 결제, 운동복 수령, 보관함 배정 등 전 과정을 직원 안내 없이 할 수 있다.
해외선 성공 모델…국내서도 통할까
현재 뉴욕에서만 40개 센터에 35만명의 회원을 모집했고, 최근엔 일상과 운동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센터 내에 마사지 바는 물론 습식 사우나,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는 오피스 공간, 어린 자녀를 맡길 수 있는 키즈클럽까지 마련하며 라이프 스타일 영역으로 확장 중이다.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 세대까지 '건강'이 중요한 관심사가 되면서 국내에서도 이같은 순항을 기대하고 있다. 콩코드는 개점 전 이미 1000여 명 회원을 사전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신세계건설 레저부문 이승민 팀장은 “맨몸, 맨손으로 와도 모든 운동을 즐길 수 있는 호텔급 스포츠센터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해 건강한 운동문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랙스의 경우 현재 4개 점 외에도 향후 수도권 핵심 업무 지역을 중심으로 10곳을 추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일본 도쿄 등에도 신규 센터를 개장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박이담 기자 park.idam@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성매매’에 망한 강남 그 건물…‘텅빈 방’이 1000억 올려줬다 | 중앙일보
- 휠체어서 우뚝 일어선 박위…송지은 "우와 오빠 설렌다" 감격 | 중앙일보
- 대치동 황소학원 대표 "답지 버려라"…아이 명문대 보내는 비결 | 중앙일보
- 3차례 쫓겨나더니…AV배우 '19금 페스티벌' 이번엔 압구정 발칵 | 중앙일보
- 여배우 샤워도 하는 공간인데…현직 아이돌 매니저의 몰카 '충격' | 중앙일보
- "내 빚, 네가 갚은 것으로 해줘"…오타니 통역사의 뻔뻔한 부탁 | 중앙일보
- 550만 유튜버 "인천에 이슬람 사원 짓겠다"…주민 반발 예상 | 중앙일보
- 야구 경기 보던 걸그룹 멤버, 파울볼에 '퍽' 혼절…"정밀 검진 중" | 중앙일보
- 이효리·이상순 제주 카페 2년 만에 문 닫는다…"5월 영업 종료" | 중앙일보
- "현주엽, 방송 하느라 업무 소홀"…교육청, 휘문고 고강도 감사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