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약속사면' 의혹"…김기춘·김관진, 사면 직전 소송 포기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단행한 특별 사면을 두고 법조계에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①약속 사면?=단행 전부터 ‘약속 사면’ 의혹이 불거졌다. 박근혜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징역 2년을 선고(파기환송심)받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 ‘국군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 사건’으로 징역 2년을 선고(파기환송심)받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1일 재상고를 취하하면서다.
재상고 포기는 더 다퉈볼 기회를 버리는 선택인 만큼, “사면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납득하기 어려운 선택”(지난 5일, 참여연대)이란 비판이 나왔다. 사면은 확정판결이 나온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는데, 미리 사면될 것을 알고 형을 확정 지은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였다.
법무부는 “사전 교감과 사면 약속은 있을 수 없다”(권순정 검찰국장)고 강하게 부인했지만, 야권에선 7일 “재상고 포기 직후 사면 복권되는 우연의 일치에 화가 난다”(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는 비판이 이어졌다.
②“역사적 선언” 뒤집기?=사면을 발표한 법무부도 다소 겸연쩍은 처지다. 예컨대 김 전 장관 재판 당시 검찰은 “다시는 국군이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게 해 민주주의 기본질서를 확립하는 역사적 선언이 이뤄져야 한다”(2019년 1심 결심공판)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제 김 전 장관 등을 “잘못된 관행으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공직자”(권 검찰국장)라고 표현했다. “장기간 쌓은 능력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도 덧붙였다. 특히 김 전 장관은 재상고 포기 후 사면 전까지 하루도 수감되지 않고 죄를 면했다.
③“국민통합 계기”?=사면을 “국민통합 계기 마련”이라고 한 정부의 명분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김 전 실장, 김 전 장관을 비롯해 사면받은 이들 중 다수가 여권·보수 성향이어서다. 윤석열 정부의 경우 지난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면할 때 김경수 전 경남지사, 전병헌·신계륜 전 민주당 의원을 사면 또는 복권 없는 사면했다. 민주당이 “이 전 대통령 사면 들러리로 김 전 지사를 끌어들였다”(박성준 대변인)고 반발하긴 했으나, 정치권에선 “여야 인사를 모두 포함하려는 노력은 있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번 사면 대상엔 진보 진영 인사가 눈에 띄지 않아 여당에서도 7일 “집토끼 한 마리 잡으려다 산토끼 100마리 달아날 것”(조정훈 국민의힘 의원, TV조선 유튜브)이란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학계에선 “차제에 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원천적으로 행사할 수 없게 해야 한다”(김재윤 건국대 로스쿨 교수, 2017년 논문)는 폐지론 역시 오랜 화두였다. 김성수(정치외교학) 한양대 교수는 “사면권이 국민 통합 제도로 사용되려면 개선이 당연히 필요하다”며 “법무부의 사면심사위를 독립기구로 재편하는 식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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