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로 가짜 탄원서 만들었다가… 제 발등 찍은 마약범

신지호 2024. 2. 8.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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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마약사범이 챗GPT로 다른 사람 명의 '가짜 탄원서'를 만들어 법원과 검찰에 제출했다가 적발됐다.

챗GPT로 조작한 탄원서를 형사재판에 제출했다가 적발된 첫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2022년 10월 전국 검찰청에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제출된 탄원서 등의 진정성에 의심 정황이 있는 경우 진위를 철저히 확인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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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번역투 문장 탓 덜미… 사문서위조로 추가 기소돼
A씨가 제출한 탄원서. 서울중앙지검 제공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마약사범이 챗GPT로 다른 사람 명의 ‘가짜 탄원서’를 만들어 법원과 검찰에 제출했다가 적발됐다. 챗GPT로 조작한 탄원서를 형사재판에 제출했다가 적발된 첫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부장검사 김해경)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위조된 탄원서를 제출한 마약사범 김모(32)씨를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2월 필로폰 투약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같은 해 10월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재판부 판단에 따라 법정구속됐다. 한 달 뒤인 11월 김씨는 가족 등 명의로 탄원서를 다수 제출했다. 보석 석방을 시도했지만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1년3개월을 선고받았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정기훈(사법연수원 44기) 검사는 탄원서를 검토하다 지방자치단체 체육회 팀장 A씨 명의 탄원서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탄원서는 김씨가 체육회와 협력해 공익활동을 많이 했으니 선처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헌신적 노력’ ‘다양한 프로젝트와 활동’ 등 긍정적 표현이 많았는데 실제 김씨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또 ‘당내 불미스러운 일조차 정의라는 명목으로 홀로 싸우기도 하고’라는 어색한 문장도 있었고, 전반적인 문장이 번역문처럼 자연스럽지 못했다.

검찰 수사 결과 탄원서의 명의자 A씨는 김씨가 누구인지도 몰랐다. 김씨는 지인 B씨에게 A씨 명함을 주고 챗GPT에 ‘○○시 체육회, 공익활동, 당내 경선 문제 해결’ 등 키워드를 넣어 탄원서를 생성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B씨로부터 전달받은 탄원서 샘플에 지장을 찍어 법원과 검찰에 냈다.

대검은 2022년 10월 전국 검찰청에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제출된 탄원서 등의 진정성에 의심 정황이 있는 경우 진위를 철저히 확인할 것을 지시했다. 검찰 관계자는 “생성형 AI 기술을 악용한 증거 조작, 위조 범행에 대해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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