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3색 통신시장… 밥이냐 빵이냐

임송수 2024. 2. 8.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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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이 격변기에 들어선 가운데 이동통신사들의 경영 노선이 엇갈리고 있다.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성장 전략을 택했던 KT는 리더십 교체와 함께 약 4년 만에 본업인 통신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디지코 전략을 수정하고 통신업에서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디지코는 KT를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비통신 역량 강화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구 전 대표의 핵심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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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사업 조정하고 본업에 주력
SKT “통신 아닌 AI 회사” 강조
LG유플러스 비통신 역량 강화


통신업이 격변기에 들어선 가운데 이동통신사들의 경영 노선이 엇갈리고 있다.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성장 전략을 택했던 KT는 리더십 교체와 함께 약 4년 만에 본업인 통신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반면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 체질 변화를 추구하며 이통사의 정체성을 내려놓고 있다.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한 LG유플러스도 AI 사업으로 전환할 채비를 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디지코 전략을 수정하고 통신업에서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실적이 저조한 비통신 사업부터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KT가 2021년 이후 신사업으로 내세웠던 의료 사업은 3년 만에 정리 수순에 돌입했다. 베트남헬스케어, 의료AI 등 사업이 조정 대상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사업도 일부 조정 작업 중이다. KTRN, 앱실론, KT텔레캅 등 실적이 부진하거나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떨어지는 계열사는 매각 후보에 올랐다.

전임자인 구현모 전 대표 색채를 지우는 모습이다. 디지코는 KT를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비통신 역량 강화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구 전 대표의 핵심 전략이었다. 대신 LG CNS 사장 출신의 김영섭 대표는 실적이 나오는 통신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선임을 둘러싸고 경영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통신업 경쟁력이 떨어진 게 전략 수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이동통신 점유율이 LG유플러스에 밀린 3위로 내려앉자 내부적으로 위기의식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SK텔레콤은 통신사 정체성을 내려놓고 AI 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스스로 만든 ‘AI 피라미드’라는 용어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지난 5일 실적 발표에서도 실질적으로 매출을 올리는 통신업보다 AI 신사업 성과와 향후 전략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뤘다.

SK텔레콤 모든 부서에는 AI와 접목할 수 있는 아이템을 발굴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부서 내 AI 활용 여부는 비공식적으로 핵심성과지표(KPI)에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는 통신 사업만으로는 기업 가치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통신 사업은 내수 위주로 돌아가지만 AI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통신업에 대한 정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것도 한 요인이다.

LG유플러스는 수익성 둔화가 현실화하자 SK텔레콤처럼 AI 사업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LG유플러스는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9980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시장 전망치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통신업황 부진의 여파로 풀이된다. 당장 비통신 수익 모델이 부족한 LG유플러스는 AI 서비스를 빠른 시일 내로 출시해 비통신 사업 역량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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