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 마음 보듬는 ‘건강한 목회자’ 세웠다

김아영 2024. 2. 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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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는 결국 '마음'을 다루는 사역자다.

성도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말씀으로 해석하고 회복의 길을 안내하려면 목회자 자신부터 건강한 자아를 가져야 한다.

2014년부터 심층 면접자를 대상으로 심리 상담을 해온 최은영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기독상담학 교수는 "목회자가 말씀을 전달할 때 복음이 왜곡되고 훼손되지 않으려면 건강한 자아를 갖는 게 필요하다"며 "검사를 통해 자신의 객관적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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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캄, 교계 목사고시에 인성·심리검사 도입 11년째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카이캄) 제49회 목사고시 응시자들이 6일 서울 서초구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강의동에서 필기시험을 치르고 있다. 카이캄 제공


목회자는 결국 ‘마음’을 다루는 사역자다. 성도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말씀으로 해석하고 회복의 길을 안내하려면 목회자 자신부터 건강한 자아를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 최초로 인성·심리 검사를 도입한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카이캄·연합회장 송용필 목사)는 11년째 ‘건강한 목회자’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6일 서울 서초구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강의동. 카이캄 제49회 목사고시 서류 전형에 통과한 141명은 오전부터 조직신학과 교회사, 성경 과목으로 구성된 필기시험을 치렀다. 오후에는 세 시간에 걸쳐 인성·심리 검사(MMPI·MCMI)를 진행했다.


MMPI는 심리적 문제(우울증·불안·분노·편집증 등)를 찾아주는 검사로 마음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MCMI는 성격적 특성(자기애·강박증 등)을 살피는 검사인데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성격과 대인관계 방식 등을 포착할 수 있다. 한 응시자는 “다른 교단에 비해 카이캄이 뭔가 허술할 것 같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목사고시에 합격한 뒤 이번 경험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1997년 창립해 이듬해부터 목회자를 배출한 카이캄은 2013년 목사 안수생 선발 과정에 인성·심리 검사를 도입했다. 교계 최초였다. ‘건강한 목회자가 건강한 목회를 한다’는 취지 아래 마련한 시스템이었다.

카이캄에서 목사 안수를 받으려면 서류 전형에 이어 필기고사와 인성·심리 검사, 면접, 연수교육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검사는 형식적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검사 결과가 불충분할 경우 심층 면접을 거쳐 재응시 기회를 부여한다.

2014년부터 심층 면접자를 대상으로 심리 상담을 해온 최은영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기독상담학 교수는 “목회자가 말씀을 전달할 때 복음이 왜곡되고 훼손되지 않으려면 건강한 자아를 갖는 게 필요하다”며 “검사를 통해 자신의 객관적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심층면접 대상자는 보통 한 기수에 10~15%에 달한다. 그동안 심층면접 대상자들과 여러 차례 만나면서 보람을 느끼게 됐다는 최 교수는 “회피성과 우울 관련 점수가 높은 분이 계셨는데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냐’며 공감한 뒤 위로해 드렸더니 눈물을 흘리셨다”며 “자신의 상태를 알았으니 하나님께 더 힘을 구하겠다며 다짐했던 걸 지켜봤다”고 말했다.

대부분 검사 결과를 수용하면서 자신을 알게 된 것이 사역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반응한다. 최 교수는 “극히 일부지만 검사 결과를 부정하고 검사 자체를 비난하는 후보들은 그해 안수에서 제외되거나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본 후 재응시를 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목사고시 책임자인 카이캄 목회기획국장 고성조 목사는 “엄격한 목사고시로 실력 있는 사명자들을 세우고 하나님 나라 확장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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